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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꼬집기]지속가능한 도시의 근간, 시민들의 푸른 꿈
김경일
기사 게재일 : 2019-01-28 06:05:01
 얼마 전 우리 지역에서 반가운 포럼이 열렸다.

 지역과 함께 풀어내야만 가능성의 꼬투리를 건드릴 수 있는 ‘지역상생관광’이란 키워드를 가지고 여러 주제로 지역관광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지역관광의 성공·실패 사례 분석 후 의견을 모색해보는 자리였다.

 지역관광 생태계의 질적 전환을 위한 포럼은 실제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과 관련 학계와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고 진행하는 자리여서, 이 자리에서 나온 대안들이 현실에 접목되면 지역도 살리고 지역관광도 살리는 지속가능한 일들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중 한 세션에서 나온 이야기들에 답답했던 눈과 귀가 트였다. ‘이메진 피스’의 임영신 대표와 화성지속가능발전협의회 남길현 사무국장의 발제들은 주민을 주최로 하여 자연과 방문객들의 협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관광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여서 공정여행과 생태관광의 불모지인 우리 지역을 되돌아 볼 수 있었다.

 또한 이즈음 광주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장록습지 사안도 그런 의미를 곁들어서 심도있게 고민해보면 지역 상생의 큰그림이 나오지 않을까도 싶었다.

 장록습지는 지난해 광주의 환경단체들과 함께 광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에서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곳이다. 올해는 그나마 적은 예산마저도 끊어진 생태관광이 진행된다면 또 다른 목소리로 당당하게 개발에 대해 지적할 수 있겠다도 싶어 아쉽기만 하다.
 
▲도심습지 귀한 전형, 장록습지
 
 광주천과 황룡강이 합류하여 영산강으로 들어가면서 형성된 습지들과 맞물려 그 진가를 발현하면 어디에 내놓아도 떨어지지 않는 도심습지의 귀한 전형이 장록습지다.

 국가습지로 등록하려고 한 환경부의 기초조사에 의하면 광주에서 보기힘든 자연환경과 생물자원들이 풍성한 숨터이기도 하다. 이런 소중한 지역의 생태자원의 보고가, 지역주민들에게 제대로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서 아쉽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본다. 아니 서로 소통해서 지역을 살려내는 좋은 기회가 왔다고 보고 전방위의 소통과 모색을 하면 좋겠다 싶다.

 생태관광의 핵심키워드인 ‘자긍심’을 깨우는 것이 선행학습이다.

 광주는 무등산과 광주천과 황룡강과 영산강이 중요한 생태축이다.
 광주의 생명의 뿌리가 되어 사람을 보듬어 주던 천년 터전의 훼손되지 않은 물길과 산세가 생생하게 살아 있다.

 광주의 진산 어머니 무등은 호남정맥의 한복판에 우뚝 서서 광주를 안고 있다. 광주에 터를 잡은 옛사람들은 무등산을 용(龍)으로 여겼다. 무등산의 펄펄 살아 숨 쉬는 생명의 기운들은 두 갈래로 뻗어내려 광주의 앞산 뒷산이 되었다. 안산으로 어등산을 중심으로 광산구의 산들까지 합하면 광주는 생명의 기운이 충일한 공간이었다. 치렁치렁한 산자락들은 그렇게 마을로 스며들어 맑은 바람과 산의 생생한 에너지를 전해 주었다. 다정하게 마을과 사람들에게 생태의 순환 고리를 잇대어 주며 손을 잡아 주었던 산들의 수고 덕분에 사람들은 더 넉넉하게 나누고 살아왔다.

 급격한 도시화로 생태축이 근간이 흔들릴 때마다 시민들은 불안했다. 그래서 더 학습을 챙겨왔다. 5·18을 의연히 견디면서 스스로 자긍심을 키우는 중요한 것이 학습임을 체득하였는지도 모르겠다. 분수대 학습을 통해 깊이 이해한다는 것 자체가 서로 각자의 존재감을 자각한다는 것임을 인식한 것이다.
 
▲ 시민 주축 ‘무등산사랑운동’
 
 80년대를 어렵사리 보낸 광주는, 90년대 초 어머니산 무등을 지키기 위해 협의체를 만들었다. 1994년에 무엇보다 먼저 ‘무등산사랑시민대학’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먼저 공부를 챙겨서 했던 것도, 정말 중요한 것이 학습임을 알았기에 그랬던 것이다. 알아야 보호와 보전도 할 수 있고, 운동의 확산도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 학습의 효과를 20년이 지난 뒤에나 실감을 할 수 있었다. 큰 안목과 긴 호흡으로 바라봐야만 학습의 진면목을 볼 수 있음을 일러준 사례였다.

 증심사 지구 복원과 이어진 국립공원 지정이 시민들의 자긍심을 고양시켜준 원동력은 알고 보면 ‘무등산사랑환경대학’이라는 학습에 뿌리를 두고 있다.

 시민들이 주축이 된 ‘무등산 사랑 운동’은 자신이 살고 있는 터전의 가치에 대한 자각운동이었다. 또한 이를 통하여 자신의 존재에 대한 자리매김을 이루기 시작한 시민들의 무등산 복원에 대한 동의와 후원이 없었다면 무등의 청정한 옛 모습을 당대에 만나볼 수도 없었을 것이다. 무등산보호운동을 하면서 시민들은 더불어 잘 살기 위해 먼저 구성원 개개인의 각성이 중요함을 학습한 것이다. 이 대학에서 배출한 시민들이 심화과정을 통해 활동한 연구회 등이, 광주의 각종 문화와 역사, 자연해설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었다.

 일단의 장록습지를 두고 벌어지고 있는 사태를 보며 아쉬웠던 것이, 광주의 굵직한 생태축인 황룡강에 대한 주민들과 시민들의 선행 교육들이 부재했다는 것이다. 환경 뿐만 아니라 역사와 인문자원이 넘쳐나는 이 훌륭한 자산인 황룡강에 대해 관심이 너무나 소홀하였던 것 같다. 지금이라도 나서서 지역민들과 시민들이 관심과 진가를 발견하여 지역의 주인으로 아끼고 사랑을 다하여 지켜나갈 수 있도록 힘을 모으면 좋겠다.

 자연의 역사에서 본다면 인간들은 어쩌면 풀 한포기 보다 못한 미미한 존재인지도 모른다.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생명의 그물코로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다. 우리 인간들이 자연의 존재를 지워 없애버리는 순간 인간들은 마치 벌거벗은 존재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의 삶은 자연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결코 뗄 수 없는 몸통과 팔다리의 관계처럼 많은 연관성을 이루고 살아왔던 인간들이 스스로 몸통을 버림으로 하여 얻게 되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커다란 상실감이요, 상처임에 틀림없다. 도시에서 삶을 꾸려가고 있는 사람들일수록 절대적 부족으로 단절되어버린 녹지 생태들의 상실감과 그로인한 자괴감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도시의 삶에서 자연을 되살리고 가꾸는 일이야 말로 진정한 생명문화를 살려내는 일임에 틀림없는 것이다.
 
▲생태계의 한계를 인정하는 삶
 
 생태계는 연쇄적으로 광범위한 지역까지의 영향을 미치게 된다. 생태계는 이처럼 상호 의존 및 상호 연관적이기 때문에 생태계의 원리를 이해한 시민들은 인간의 활동이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미리 예견하고 이를 방지 하려는 노력이나 행동을 기대 할 수 있다.

 생태적으로 책임감 있는 행동은 생태계의 한계를 인정하는데서 출발한다. 생태계의 생산능력이 인간의 생존을 위해서는 충분한 생산력을 지니지만 그 이상을 기대 할 경우엔 지속가능한 생산능력을 초과하게 되어 다른 지역이나 다른 나라의 생태계의 생산능력을 빌어야 하는, 생태적으로 더 나아가 사회적으로 공정하지 못한 결과가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생태적으로 책임감 있는 행동은 주어진 생태적 생산능력의 범위 내에서 사는 삶의 방식을 자연스럽게 추구하게 된다. 그와 같은 삶의 방식은 사회를 지속가능하게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미래 도시의 희망의 거점이 될 지역의 자연생태체계축의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인식이 있게 하는 학습이 지역공동체의 장기적인 비전과 맞물려 갈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 그 지역엔 비전과 희망이 살아있으며, 생명문화의 꽃도 활짝 피어날 수 있을 것이다.

 광주라는 답답하기만 한 문화중심도시의 그릇에 물길, 바람길을 만들고 이를 만들기 위해 숲길과 습지가 숨통을 열어주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도시, 이를 가능케 하는 당당한 시민들의 푸른 꿈은 여전히 유효하다.
김경일<광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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