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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꼬집기]코로나19로 개학연기가 장기화되면?
김재옥
기사 게재일 : 2020-03-09 06:05:02
코로나19 사태가 전국을 강타하면서 일상들이 변하기 시작하였다. 학교도 예외가 아니어서 전국 모든 유초중고의 3주 휴업이 진행중이다. 물론 법적으로 새로운 학기는 3월 1일 시작하였으며 진급(3월 1일)이나 입학(3월 2일)도 모두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개학이 연기된 것이다. 휴업으로 인해 개학연기가 가져올 변화들을 예상해보자.

2월에도 일부 유치원과 확진자와 근접한 초등학교가 휴업을 한 적이 있지만 지금처럼 전국적인 휴업은 아니었다. 더구나 이번 휴업은 방학 중인 학기말에 개학과 맞물려 진행된 것이라 훨씬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학생들 입장에서 보면, 학생들이 아직 담임교사와 대면을 하기 전에 휴업이 시작되어 얼굴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고 교사들도 휴업 중 학생활동이나 안전 유의사항을 교실에서 안내한 것이 아니어서 불안하기 짝이 없다.

수업일수와 관련하여 우리나라 교육법령에는 법정 수업일수라는 것이 있다. 말 그대로 반드시 확보해야하는 일수이다. 유치원은 180일, 초중고등학교는 190일이다. 또한 천재지변 등 교육과정 운영상 필요한 경우에는 10분의 1의 범위에서 수업일수를 줄일 수 있도록 하여 최대 유치원은 18일, 초중고등학교는 19일까지 단축할 수 있다. 그러나 휴업이 더 길어질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휴업기간이 1~3주, 4~7주, 8주 이상 장기화할 경우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다.

▲수업일수 줄어도 수업시수 그대로면

먼저 1단계는 개학연기가 1~3주 연기되었을 경우이다. 지금의 3주 휴업이 이 경우이며 이 경우는 방학기간을 단축하는 방법으로 법정 수업시수를 규정대로 확보해야 한다. 교육부가 이번 휴업과 관련하여 ‘학교는 여름·겨울방학을 조정하여 수업일을 우선 확보’하도록 하였기 때문에 지금의 휴업은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의 일부를 당겨 사용하는 것이다.

2단계인 4~7주 휴업의 경우는 방학을 단축하는 방식만으로는 학생들의 최소한의 휴식을 보장하지 못하고 혹서와 혹한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수업일수를 최대 19일(유치원은 18일)까지 단축할 수 있게 된다. 수업일 19일은 주당 수업일 5일을 기준으로 대략 4주 정도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휴업일이 5주라면 처음 3주는 1단계처럼 방학일수를 단축하고 추가 2주는 수업일수를 단축하여 운영하게 된다. 그런데 이때 문제가 발생한다. 수업일수는 줄었지만 수업시수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즉 등교하는 날이 줄었는데 수업받아야 할 과목별 시간이 그대로이기 때문에 위의 예에서 단축된 추가 2주 동안의 수업 분량(중고등학교 기준 70시간 내외)을 등교하는 기간에 수업을 더해서 진행하는 것이다.

보통 7교시 수업이었다면 매일 8교시까지 수업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만약 휴업이 7주라면, 중고등학교의 경우 140시간을 한 학기중에 추가하려면 거의 매일 9교시동안 정규수업을 해야 할 상황이다. 이는 수업일수와 수업시수의 불균형으로부터 기인한 것이다.

학교에서 주5일 수업을 시작하면서 수업일수가 줄어들었음에도 수업시수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학교에는 이미 과부하가 걸려있는 상황이다. 이 상태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추가분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3단계인 8주 이상 휴업이 장기화되면 현행 교육법령의 범위를 넘어서게 된다. 즉 방학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고, 법정 수업일수를 최대로 단축하더라도 해결할 수 없는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이때는 휴업 장기화에 따른 법령 개정을 비롯한 별도의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개학후 학생들이 만나게 될 것들

우리는 지금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일상을 살고 있다. 담임교사들은 아직 얼굴도 모르는 학생·학부모를 상대로 전화상담과 건강체크, 단톡방 운영 등으로 바쁘고 보직 교사들은 개학일정 변경으로 수학여행, 수련회, 각종, 행사 일정 등 학사력 등을 조정하느라 정신이 없다.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는 아무런 사전 예고나 준비기간도 없이 긴급 돌봄을 무작정 확대한다고 하니 학교는 감염병 예방 대책과 인력·장비의 철저한 준비없이 매일 불안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학생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뉴스의 과잉 소비, 그것도 정식방송이 아닌 유튜브 등을 통한 편향적인 뉴스소비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가짜 뉴스가 횡행하고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그 불안의 증폭이 광주지역 최초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했을 때 우리의 밑천이 드러났다.

그동안 우리가 해온 인권교육이 얼마나 얕은 것이었는지 확인하였다. 확진자의 동선 정보뿐만 아니라 확진자와 가족의 거주지, 직장과 나이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낱낱이 드러난 보고서가 SNS를 통해 무한 퍼뜨려지는 것에 동조함으로써 내 감염병 예방을 위한 알 권리는 불안 속에서 인권의 경계조차 허물어 버리고 말았다.

지금이야말로 개학 후 교육이 학생들과 무엇으로 어떻게 만날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코로나19 감염병 예방을 위한 위생관리 뿐만아니라 당분간 지속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학교라는 집단생활 속에서 어떻게 운영할것인지 지혜를 모아야한다.

또한 코로나19가 가져온 여파로 학생들 마음에 드리워진 공포를 누그러뜨리도록 심리적 면역력을 키우는 활동, 가짜뉴스가 판치는 미디어에서 정확한 정보를 수용하는 방법에 대한 미디어리터러시, 공포 앞에 무기력해진 인권의식의 맷집도 키우고 위기 속에서도 광주정신으로 공동체의 힘을 보여준 감동적인 장면들을 모아 학생들과 만날 준비를 해야 한다. 학교는 어떤 경우에도 내일을 준비하는 곳이니깐 말이다.
김재옥<전교조광주지부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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