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여름을 맞이하며

 나는 사실, 그 동안 미숙하고 부족한 필력으로, 광주드림에 많지도 적지도 않은 개수의 칼럼을 써오면서, 매번 무슨 주제로 칼럼을 써야 할지, 또 주제의 어떤 대목에 포커스를 맞추어야 할지 고민하느라 힘들었다. 더군다나 근래에는 정치인의 발언에 관한 나의 생각, 또는 대학교의 등록금에 관한 문제점 지적 등등, 다소 무겁거나, 민감한(?) 주제를 쓰느라고, 고민에 고민을 하느라, 더욱더 힘들었었는데, 그럴 때마다 주변의 지인들은 내게 한결 같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곤 했다.

 ‘대학생의 이야기를 써보면 어때? 말 그대로 대학생의 대학생활 말이야. 밝고 명랑한 이야기.’

 ‘누군가의 표적이 될 수 있는 민감한 이야기는 되도록 하지 말도록 해.’

 물론 나도 그러한 걱정을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젊은이, 그것도 공부하느라 바빠야 할 대학생이 정치에 관한 이야기를 쓰면, 일부 보수적인 기성세대들이 혀를 차며 반감을 가지진 않을까? 혹은 대학생이 할 짓 없이 글이나 끄적거리고 있다고 하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정말로 누군가가 나를 표적으로 삼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나는 곧 그것이 기우임을 알았다. 왜냐하면 대학생이라고 해서 공부만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쓴 글이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이에게는 불편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나는 그것이 누군가에게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지 않는 이상 내 주장을 쓸 자유가 있으며, 사실 나는 누군가의 표적이 될 만한 사람도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이 원하는 대로 밝고 명랑한 이야기만을 쓸 수도 있다. 초기에는 나도 최대한 신나고 재밌는 이야기를 쓰려고 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대학생의 대학 생활은 강의를 듣고,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토익을 공부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 외에는 쓸 이야기가 없을 만큼 매우 단순하고 반복적이다. 또한 인생에서 제일 아름다운 시기를 살고 있다고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의 일상이라고 하기엔 정말 별 볼일이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실상은 아름다운 시절이 아니라, 부모님의 체면을 위해서 공부하고, 또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것 이 사람의 인생인데, 몇 십 년 후의 노후를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지금의 나를 희생시켜서까지 공부와 일에 목매야만 하는 일상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지 않았다. 아니 쓸 수도 없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지도 모른다. 그런 반복된 일상을 좋게 포장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나는 자연스럽게 학교 밖의 이야기와 주제에 관심을 돌리게 되었다. 학교 안에서의 대학생의 이야기가 아닌, 학교 밖에서의 대학생 이야기.

 덕분에, 요즘에는 초기 때에 비해 주제를 선정하는 일이 덜 수고스럽기도 하고, 약간은 재미있기 까지 하다. 그래서 나는 이번 칼럼 아닌 칼럼을 빌어 나와 같은 젊은이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몇 십년 후를 내다보고 열심히 사는 것은 정말 훌륭하고 대단하지만, 당장 내일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인생 속에서, 몇 십년 후를 위해 오늘을 희생 시키는 것이 정말 당연하고 기쁘다고 생각하는지, 물론 돈이 없으면 살 수 없고 돈을 벌기 위해서는 성공해야 하지만, 청춘과 맞바꿀 만큼 그것이 가치 있는지 말이다. 이번 여름방학을 맞이해 적어도 이번 방학만이라도 진정 자신만을 위한 인생을 설계해보고, 자신을 위해 살아보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분명 젊었을 때만 할 수 있는 일들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여름이 자신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기를 빈다.

이진희<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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