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교 캠퍼스 안에서 ‘예절’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고 있는 ‘군기’가 매우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과연 대학교 캠퍼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군기에는 무엇이 있을까?

 ‘예절을 지키자’는 이름으로 행해지고 있는 학내 군기에는 실로 많은 종류가 있다

 ‘전방 몇 미터 안에서 선배가 보이면 무조건 관등성명하고 90도로 인사하라’라는 것은 기본이고, 선배와의 술자리에서 선배의 술잔보다 무조건 높이 들어야 하는 것은 물론, 선배들의 안주와 술을 계속 챙겨야 하며, 휴대폰 단체 채팅방에 새벽이던 늦은 밤이건 상관없이 신입생들을 초대하여 심한 욕설을 한다던가, 이유도 없이 채팅방을 나가지 못하게 한 채로 폭언을 하는가 하면, 선배가 부를 때는 강의가 있어도 무조건 집합해야 하며, MT나 OT와 같은 학교 행사에서 학생들에게 얼차려를 시킨다던지 맨땅을 구르게 한다 던지 하는 말도 되지 않는 군기도 있다.



캠퍼스 오랜 악습 왜 고쳐지지 않나?

 사실 대학교 캠퍼스의 이런 모습은 하루 이틀의 모습이 아니다. 그런데 왜 이런 악습이 고질병처럼 오래도록 고쳐지지 않고 있는 것일까?

 첫 번째, 위계질서·상명하복이 뿌리 박혀 있는 우리의 정서 탓이다.

 사실 한국이 위계질서와 상명하복이 강하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동의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대학교 안에서는 선배 말이 곧 법이라, 내가 이의를 제기하려고 해도, 요즘엔 해당 학생의 이름을 SNS에 공개적으로 거론한다던지 같은 학년들에게 해당 학생과 어울리지 말라는 유치한 명령(?)을 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자신들이 무엇이나 되는 마냥 학과 생활 못하게 만들어준다는 둥의 협박을 하기도 한다.

 대학생들의 미숙함도 원인이 된다.

 사실 악순환되는 이 고리는 어느 한 학년에서 작정하고 끊으려고 했다면 끊을 수 있는 고리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보통 내가 당한 이력이 있으면, 그만큼 내 밑의 후배에게서 보상받자는 심리를 가지고 있는 몇몇의 대학생들의 정서적 미숙함도 상당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



`당한 만큼 갚자’는 미성숙의 발로?

 사실 나도 이러한 경험이 있는 자로서, 내가 입학한 지 4년이나 된 시점까지도 캠퍼스 모습이 변한 것이 없다는 소식은 너무나도 충격적이다. 차라리 4학년이 그렇다고 한다면, 금방 졸업할 사람이니 상관하지 말자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요즘에는 13학번 즉 2학년이 더 난리도 아니라니 놀랄 ‘노’자다.

 우리는 대학교에 학문을 배우러 가는 것이지 이러한 악습을 배우러 가는 것이 아니다. 또한, 내가 당한 전적이 있었다면, 내 다음에 들어오는 후배들에게는 그러지 말아야 하는 것이 정상이지, 내가 당했으니 너도 당해 봐라 라는 식의 보상심리를 가지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우리 모두 우리가 그러지는 않았는지, 우리 안에 일그러진 영웅이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두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진희<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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