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의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었다. 필자는 대학생활 처음으로 휴학계를 내고 휴학생이 되었다. 휴학을 하고 어떤 일을 할까 하던 차에 학교 구내 서점에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신학기에 맞춰 전교생의 수업에 필요한 책을 준비하고, 정리해서 분류하고, 판매하는 일이다. 앉아서 하는 편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책을 사려는 학생들이 물밀듯 밀려와 끝없이 계산을 반복하는, 생각보다 힘든 일이다.



서점 매출이 떨어진 까닭

 약 한 달 정도 서점에서 일하면서 선생님들이 ‘요 몇 년 전에 비해 매출이 낮다’라는 뉘앙스의 말을 자주 하는 걸 듣게 되었다. 필자 또한 직접 책을 구매했던 1·2학년 때보다 서점에서 책을 파는 지금이 책을 사는 학생들이 줄어들었다고 느꼈다. 학생들이 책을 사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교수님들이 책이 아닌 다른 수업 자료를 더 많이 활용하시는 것일까, 아니면 학생들이 책을 구매하지 않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학생들이 ‘올바르지 않은’ 책을 구매하는 것이다.

 ‘올바르지 않은’ 책이란, 학교 근처 복사실 등에서 판매하는 제본 책을 의미한다. 책을 그대로 복사해서 인쇄했기 때문에 글과 그림 등 내용은 똑같지만 가격은 훨씬 더 저렴하다. 전공서적은 비싼 경우 한 권에 10만 원 대를 넘기 때문에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복사실로 향하게 된다. 필자 또한 복사실에서 제본 책을 구매해 본 적이 있고, 저렴한 가격에 만족스러워했다. 필자의 친구들 또한 복사실에서 제본된 책을 구매해본 적이 없는 친구들이 없다. 그 만큼 대학생들에게 제본 책은 익숙한 것이다.

 하지만 가격이 저렴한 만큼 지켜지지 않는 것도 있다. 책을 쓰고 만든 사람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지적재산권이 지켜지지 않는 것이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지식백과에 따르면 지적재산권이란 ‘인간의 정신적 창작 활동의 소산에 대한 재산권’을 의미한다. 즉, 책을 쓴 저자와 책을 만든 출판사에게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것이다.



지적재산권 보장 첫발은 책 구입

 1990년대 후반에 불어 닥친 무료 음악 감상 사이트에 대한 규제가 지적재산권을 인정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소리바다·벅스 등 당시 유명했던 무료 음악 감상 사이트들이 폐쇄되거나 유료 서비스로 전환하며 ‘음악’에 대한 지적재산권이 지켜지기 시작했다. 현재는 일정한 월 정기권을 이용하거나 곡 수에 따라 금액을 지불하는 문화가 잘 정착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음악은 어느 정도 지적재산권이 지켜지고 있지만 서적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지적재산권이 지켜지지 않고 쉽게 무시되는 문화가 계속되면 새로운 창작물을 만드는 시도가 줄어들고, 새로운 창작물이 줄어들면 지식이 전달되는 데 어려움이 생길 것이다.

 지적재산권을 존중하는 문화가 잘 정립되기 위해서는 책을 쓰고 만든 사람들에 대한 감사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필요한 책은 직접 구매해서 보고, 보고 싶은 책은 도서관 등에서 빌려 이용하는 에티켓을 지킨다면, 서적에 대한 지적재산권 또한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정설희<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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