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있어서 광주정신이란 정말 특별한 의미와 자부심을 갖게 해주는 것이다. 광주정신의 인권, 평화, 대동, 민주의 정신은 항상 약자의 편에서는 것이자, 일상의 불의에 저항할 줄 아는 것이며, 더욱 진전된 세상, 더 행복한 사회를 위해 꿈꾸고 움직이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러한 광주정신이 광주의 것만이 아닌 한국의 것 그것을 넘어서 세계의 정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광주정신을 어떻게 기억하고 계승해야하는 걸까. 정말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아직 살아있는 권력으로써 작동하고 있으며, 3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날의 증언과 증거들이 새롭게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책임자들은 여전히 얼굴을 빳빳이 들고 호화저택에서 경호원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고, 일간베스트를 대표로 하는 오월의 역사를 훼손하고 왜곡하는 세력들이 여전히 잔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월의 정신이 제대로 기억되고 계승되어야 한다고 하는 것은 소수의 목소리가 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5·18이 너무 먼 과거인 세대들”

 나는 광주가 점점 고립되어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대외적 요인들과 5월의 역사와 정신을 왜곡하려는 수많은 세력들이 있다는 것을 차치하더라도, 적어도 광주에서만큼은 새로운 세대들에게 이러한 광주정신이 잘 전달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허나 적어도 내가 학교를 다닐 때는 5·18이라는 것에 대해 교과서 속에 적혀있는 1980년 광주에서 일어난 민주화운동이다 라는 글귀로서만 이해할 수 있었을 뿐, 왜 우리가 5·18을 알아야 하는가에 대한 이유 그리고 5·18이 어떤 가치를 내포하고 있으며, 왜 그것이 진정으로 가치가 있고 우리가 기억하고 계승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것은 알 수 없었다. 우리 세대에게 있어서 광주의 5·18은 너무나도 먼 과거의 일이며, 그야말로 시험문제를 하나 더 맞히기 위해 외워야 하는 하나의 역사적 사실로서 남아있는 것이 현실이다.

 먼저 5·18을 대하는 어른들의 태도는 5·18을 자신들만의 경험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에 대해 배우고 기억하고자 하는 이에게 줄 수 있는 틈이 너무 없다. 이는 내가 5·18기념재단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였을 때 많이 느꼈던 것인데, 재단에서 일을 하는 분들이 대체적으로 매우 고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었으며 마치 5·18을 겪어보지 않았으면 5월 정신에 대해서 논할 자격이 없는 것처럼 말씀들을 하셨다. 또한 5·18의 정신과 가치를 기억하고 계승 그리고 배우기 위해 활동하는 청년들이 ‘젊은 애들이 당연히 해야지’라고 생각하는 것인지 마치 행사를 치루기 위해 소모품을 사용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고 굉장히 실망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저와 함께 5·18기념재단에서 활동하였던 많은 친구들이 하는 말은 1년 동안 활동을 하였으나, 남는 것은 학교 자기계발기록부에 등록할 뭐 그야말로 스펙을 위한 자원봉사시간만을 위해 활동한 것으로 기억한다.

“당신은 5·18을 제대로 계승했나?”

 80년 5월 광주의 수많은 시민들이 거리에 나서 권위, 폭력, 불법 정부와 맞서 함께 싸웠던 유례가 없는 찬란한 역사적 산물이다. 과연 우리는 오월의 정신을 제대로 기억하고 계승하고 있는 것일까. 권위에 저항하고 민주적 소통과 절차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인권을 생각하고,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에 맞서며,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시민들의 마음들을 지금의 우리는 우리의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있을까. 그리고 단지 5·18에만 해당하는 이야기일까.
김설 <청년정책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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