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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꼬집기]‘두 개에서 여러 개로’
백희정
기사 게재일 : 2017-12-04 06:05:02
 지난해 호주선거관리위원회(Australian Electoral Commission)가 총선을 앞두고 유권자 등록에서 남성과 여성으로 분류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불확실한 성별(indeterminate gender)’ 구분을 의미하는 항목을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주기로 했다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AEC는 유권자 성구분에서 불확실한 항목을 2003년 처음으로 수용하였으며 인구조사에서도 남성, 여성 또는 기타(other)로 구분하는 옵션이 추가된다. 이는 호주 법무부가 2015년 11월에 발표한 ‘성과 성별 인정에 대한 호주 정부 지침’(Australian Government Guidelines on the Recognition of Sex and Gender)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남성·여성 아닌, 다른 선택들

 세계 최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도 2013년에 회원성별 표시 시스템을 ‘여성’과 ‘남성’ 외에도 다른 선택이 가능하도록 변경했다. 기존 ‘여성’(Female)과 ‘남성’(Male) 등 2개 선택만 존재하던 것에서 다른 설명을 기입해 넣을 수 있는 ‘맞춤’(Custom) 선택지를 추가함으로써 동성애자, 양성애자, 무성애자, 성전환자(트랜스젠더) 등 ‘성 소수자’들이 스스로 성 정체성을 규정하는 것을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이 서비스는 한국어 사용자에게는 아직 적용되지 않는다. 당시 이 시스템 변경 작업을 했다던 페이스북 엔지니어 브리엘 해리슨이 인터뷰 기사에서 “이번 조치에 대해 아무 의미가 없는 사람이 많겠지만, 의미가 있는 소수에게는 온 세상과 같은 것”이라 했던 말은 우리에게 던지는 바가 크다. 그도 성소수자였다고 한다.

 지구의 다른 세상은 이렇게 ‘두 개에서 여러 개로’ 변해가고 있는데 우리 주변의 세상은 아직도 늘 ‘두 개’인 것들이 많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오랫동안 남과 북으로 나눠져 적대시하던 환경에 놓여있어서 그럴까? 두 개로만 나뉜 사회는 우리에게 무엇을 앗아간 것일까? 성평등 어젠다를 외치고 있지만 어찌된 게 오히려 21세기에 들어와서는 특별히 더 나아진다기보다는 그저 제자리걸음만 하는 듯하고, 서로 소모적인 논쟁만 지속될 뿐더러 어느 순간부터는 ‘양성평등’과 관련된 얘기를 하면 할수록 늪에 빠진 것처럼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소수의 온 세상’ 무시한 폭력

 지난 9월에 열렸던 세계인권도시포럼에 초청된 프랑스 그르노블 부시장은 행사 일환이었던 지역 여성단체 활동가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성소수자였던 자신에게 부시장직을 제안한 사람은 현재의 그르노블 시장이었다고 했다. 성소수자가 무려 선출직 기관장이라니? 두 개의 틀이 정상이고 전부인 양 박혀 살고 있는 우리들은 신선한 충격이자 부러움이자 먼 가능성을 보게 되었다. 두 개로 나뉜 세상은 누군가는 상대보다 위에 존재하고(하려하고) 또 누군가는 그보다는 아래에 있게 되는 위치성이 존재한다. 서로 다른 위치에 놓여 지면 당연 위치에너지가 작동되는데 그 힘의 흐름은 위에서 아래로 큰 곳에서 작은 곳으로 이동한다. 이 힘은 ‘소수의 온 세상’을 무시하고 혐오하고 폭력을 유발하게 된다. 여러 개의 세상을 ‘단 두 개’로만 보게 만든 것은 우리 사회 문화가 구성해 놓은 것이었으며 이제 원래대로 존재했던 여러 개의 세상을 보려고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할 때다.
백희정<광주여성민우회 정책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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