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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꼬집기]초록도시 광주광합성, 아름다운 터무늬의 기억
김경일
기사 게재일 : 2018-07-23 06:05:01
 지통(紙桶)에 담긴 두루마리를 펼치자, 눈앞에 꽃처럼 활짝 피어 난 싱그러운 도시가 반겼다.
 “어디 한군데 죽은 곳이 없이 참 잘 그린 지도인데, 자세히 보고 있으면 생생한 꽃 같습니다.”
 읍성을 중심에 두고, 앞산과 뒷산과 무등산이 균형 잡혀서 그려진 146년 전 1872년에 그려진 귀한 지도를 앞에 두고 모닥 최봉익 선생님이 넌지시 건넨 말씀이 그랬다.
 “어때요. 저는 그랬습니다만 총장님은 느낌이 어쩝니까?”
 전라감영의 이름 모를 화원이 칠했던 진초록 색깔들이 아직 마르지 않은 듯 선명한 산의 형세가 마치 꽃잎처럼 감싸고 있는 옛 광주는 생명의 기운이 넘쳐나는 터로 그 무늬가 아름다웠다.
 “진경산수화 풍으로 그렸는데, 여기에 그때 당시에는 귀한 색깔도 넣어 광주가 멋지고 돋보이게 그려진 빼어난 작품 같습니다. 저는 처음 보았을 때 반해 버렸습니다.”
 처음 신문에 난 지도를 보고 많은 메시지를 보았다는 선생님은, 이후 이 지도를 차용하여 판화를 새겼다. 그 판화들은 광주를 비롯한 전국의 마을 만들기 현장에서 또 새롭게 변용되어 마을의 활동가들의 일 속에 녹아들고 있다.
 150여 년 전에 새겨진 광주의 아름다운 터무늬가, 선생님의 활동을 통해 다시 살아나서 새롭게 숨을 쉬고 있는 것이다.
 “도시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자연스럽던 원지형들이 훼손되어 가면서 꼭 지켜가야 될 것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150년 전 고지도 속 푸른 광주

 “보세요. 이 지도 속에도 그려있는 경양방죽, 태봉, 유림숲, 광주천…. 이런 것들을 다시 보아야 광주의 도시재생도, 지하철도 큰 그림을 맞춰 갈 수 있다고 봅니다.”
 지도 한 장을 놓고 둘러앉아서 시작되었던 소소한 이야기가 광주의 정체성, 광주정신, 광주의 역사, 경제, 사회, 문화와 예술, 광주사람들로 곁가지를 쳐가며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이어졌다.
 이야기 끝에, 이 귀한 지도의 큰 메시지를 광주사람들에게 두루 전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나왔다.
 이 메시지가 도시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는 도시재생을 고민하는 전문가들과 공무원, 마을의 활동가들에게도 어쩌면 바른 방향을 암시해주는 복음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안고 하는 모색이었다. 그 자리에 함께한 최봉익 선생님과 몇 분들이 뜻을 모았다.
 서둘러 지도의 원본을 구하고 한지에 인쇄해서 확대 보급해보자 나섰다.
 기본제작비는 펀딩방식으로 십시일반해서 만들어 보고, 이것이 달성되면 다시 제작해 꼭 필요한 분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 원본에 한자로 표기된 지명도 미래세대들이 볼 수 있도록 우리말로 바꿔주고 해설까지 곁들이는 것도 하게 하자고 후속작업들도 간추렸다.
 광주를 이끌어갈 미래의 지도자들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회색빛 건물들과 도로가 넘쳐나는 메마른 도시가, 예전에는 초록빛으로 생생하게 살아있던 생명의 도시였다는 것을 알아가고, 이런 생명이 꿈틀거리는 도시에서 억압과 불의에 맞서 당당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도록 뜻있는 분들이 더 힘을 모으자는 의미가 있는 사업에 첫 마중물이 된 것이다.
 지도를 받아보실 이들에게 보내는 편지도 썼다.

한지에 인쇄해 확대 보급 나서

 “오늘날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광주시민들에게 이 옛 지도가 전하는 의미는 웅숭깊습니다. 먹빛으로 상징되는 흑백의 시대에 ‘왜 녹색지도냐’는 점입니다. 이는 미래 광주를 새롭게 살펴보는 ‘광주광합성운동’의 메시지라 여겨집니다. 광합성운동의 원리와 방법에서 도시공동체 창조의 철학을 배우고, 도시 경쟁력을 확보하는 지혜를 찾아야 합니다. 정정당당한 ‘광주답게’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광주공동체를 일구라는 희망의 메시지라 믿어집니다. 이 옛지도가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어진 경양호와 태봉산, 도시 숲이었던 유림 숲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있는 이 지도는 이 땅의 역사와 터무늬를 기억하게 합니다. 오늘 우리가 다시 이 지도를 살펴야 하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다시 이 지도를 광주에 내 놓습니다. 붓끝에 담겼을 ‘땅’의 의미와 수많은 이들이 지켜온 ‘날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함께 누리며, 모두가 꿈꾸는 광주의 이야기를 같이 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옛지도 ‘전라좌도-광주지도’가 전하는 이야기
 혹시 이 지도를 받게 되는 행운의 주인공이 당신이라면, 당신은 분명 광주를 이끌어갈 분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말려있을 그 지도를 펴서 초록의 꽃잎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당신이 그려나갈 광주가 있을지도 모른다. 햇빛이 찰랑거리고, 초록생명의 기운이 넘실거리고, 시민들은 이웃들에게 밝게 인사를 건네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한 광주, 당당하고 정의롭고 배려가 살아있는 도시가 펼쳐질 것이다.
김경일<광주광역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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