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탄핵이 인용된다면 박근혜는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니다.

 이제 끝난건가? 탄핵은 대통령 자격 박탈일뿐, 범죄에 대한 처벌은 다른 문제다. 그는 뇌물죄·직권남용 등 범죄 혐의자다. 수사를 받고 합당한 처벌이 이뤄질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

 그가 처벌되면 진짜 끝난 것일까?

 탄핵을 추동한 촛불의 명령은 적폐 청산과 국민주권의 회복과 잇닿아 있다. 다신 박근혜와 같이 무능하고 무책임한 지도자를 선출하지 않을, 시민의 책임을 외면해선 안될 일이다.

 ‘19대 대통령 선거 후보 초청 광주시민 만민공동회’는 이런 의미에서 뜻깊은 자리다. 3월15일(수) 오후 7시 염주체육관에서 열린다. 본보 등 여러 언론사가 공동으로 주관한다.



대선 후보 초청 광주시민 만민공동회

 탄핵이 인용되면 본격화될 각 당 경선에 나설 후보들의 자질을 검증하는 무대다. 이날은 그 첫번째 순서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을 초청한다.

 그런데 이 무대가 독특하다. 진행방식이 그렇고, 준비하는 이들이 그렇다. 120여년 전 동학혁명의 정신을 담았다. 탐관오리가 착취하고, 국정을 농단하고, 외세가 주권을 침탈한 그때와 작금의 현실이 다르지 않다는 문제 의식에서 비롯된 기획이다.

 이미 광주 시민 접주 100여 명이 조직돼 ‘사발통문’이 돌고 있다. ‘접주 1인이 10명의 참가자를 모집, 토론회에 집결하라’는 지침이다. 이렇게 모인 광주시민 1000여 명이 이날 후보들에게 직접 묻는 방식으로 만민공동회가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만민공동회장에서 준비된 지면에 자신이 후보를 직접 선택해 묻고 싶은 내용을 작성해 주최측에 전달할 수 있다.

 이날 토론회 사회자는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가 맡을 예정이다. 박 교수는 후보들간 소모전을 피하기 위해 상호 질문은 최소화하고, 현장에 나온 시민들에게 더 많은 발언 기회를 주겠다는 입장이다.

 후보들은 체육관 가운데 마련된 원형 무대에 서서 시민들과 소통한다. 80년 5월, 횃불성회가 열렸던 전남도청앞 분수대를 연상케 하는 그림이다.



백성 마음을 헤아리는 지도자 찾기

 ‘백성이 일어서야, 지도자가 백성의 마음을 헤아린다’는 건 동서고금의 진리다. 최근 주말마다 이어진 촛불집회에서도 이는 증명됐다. 박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 발의와 의결은 광장에서 활활 타오른 촛불이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선후보 초청 광주시민 만민공동회는 이같은 촛불집회의 연장이다. 광장에서 확인된 민심을 정당, 그리고 제도와 정책으로 수렴토록 하는 직접 민주주의를 지향함이다. 시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실행했다는 점에선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다. 광주가 묻고 후보가 답하는 방식으로 국가 개조와 광주 공동체의 과제를 합의해 가는 방식은 시민 정치 축제의 장이라 불릴만 하다.

 그런데 유력 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의 참여가 불투명하다는 전언이다. 주최측이 여러 경로로 참여 의사를 타진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확답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토론회라는 게 ‘앞선 후보는 잘해야 본전, 뒤쫓는 후보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게 생리니, 여론조사 1위 후보의 고충을 이해못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탄핵이 인용되면 2달 내 선거가 현실화될 상황이다. 지나친 ‘보신 행보’가 민심 외면으로 비칠까 우려된다.

채정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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