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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전두환 회고록을 제압하라
채정희 goodi@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8-05-18 06:05:02
 “광주사태”. 아침부터 부아가 치미는 인터뷰를 들었다. 그것도 공중파 방송에서. 5·18민중항쟁 38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오전 상황이다.

 전두환 정권에서 공보비서관을 지내, 이른바 ‘전두환의 입’으로 불리는 민정기 씨가 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한 말이다. 전두환 회고록 출판 및 배포금지 가처분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된 것과 관련 전두환 측 입장을 듣고자 연결된 인터뷰였다. 그는 방송 내내 ‘광주사태’라고 불렀다. 듣다못한 사회자가 공식 용어는 ‘민주화운동’이라고 했더니, “‘광주사태’가 가치중립적인 용어”라고 고집했다.

 “한쪽에선 민주화운동이라고 하고, 다른쪽에선 내란·폭동이라고 주장하니 그 중간쯤인 ‘광주사태’라고 부른다”는 의미로 읽혔다.

 기가 막힌 인터뷰는 이어졌다.

 “출판·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 국가가 보장하는 자유와 권리 가운데서도 가장 기본권인데, 지금 5·18 단체는 민주화라는 말을 내걸고 있는 단체가 아닙니까? 그런데 그런 단체가 국민의 기본권인 출판 자유를 해치는, 이런 식의 조치를 계속해서 하는 거는 5·18 단체들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일이 아닌가. 나는 그런 생각이 들어요.”

 ‘1도1사’를 내세우며 전국 언론사를 통폐합해 수많은 신문사 간판을 내리고, 몇몇 방송을 퇴출시킨 정권에서 복무한 이의 입에서 출판·표현의 자유 침해 호소를 들을 줄이야.

 민 씨는 “헬기사격은 없었다”는 주장을 계속하면서, 국과수 감정 결과로 입증된 전일빌딩 기총소사 탄흔도 무시했다. “북한군 개입설”에 대해서도 “그럴 개연성이 있다”는 식의 주장을 펼쳤는데, “회고록에 이와 같은 발언을 소개한 게 뭐가 잘못이냐”고 따지기도 했다.

 “전 대통령이 광주 사태 때 현장에 간 적도 없고, 광주 사태 당시 열렸던 각종 지휘관 회의, 작전 회의 같은 데 한 번도 참석하신 적이 없고, 그런데 어떻게 직접적인 책임이 있습니까?”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광주사태’라고 고집하는 이들

 “시위하는 트럭 앞 현수막에 붙여진 ‘전두환을 찢어죽이자’는 문구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미국에 있던 박정희 유신 독재 반대 운동했던 이들이 모여서 보고 전부 울었어요. 한국에서 이런 것들(항쟁)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는데 광주에서 일어났단 말이에요. 그날 ABC, NBC 등 미국 지상파 뉴스에 광주가 나오고 신문마다 1면에 광주가 나왔으니까요.”

 세계 각국을 돌며 ‘5·18전도사’로 활동했던 서유진 선생이 1980년 5월을 회고한 대목이다. 그는 당시 미국에 거주하고 있었는데, 이 장면으로부터 ‘광주’에 깊이 빠져들었다.

 “80년 5월, ‘광주’는 국가폭력의 배후를 정확히 꿰뚫고 있었으며, 이로부터 촉발된 민주화운동이 마침내 군사독재를 종식시켰다”는 평가를 바탕에 둔 애정이었다.

▲저주의 굿판 `비기’를 남겨선 안돼

 전두환은 올해 88살이다. 치매를 앓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런 정신에 쓴 회고록의 저의는 뭘까? 글 중 일부에서 유추해볼 수 있다. “나는 광주사태 치유를 위한 씻김굿의 제물”이라고 규정한 대목이다. 제물의 자격은 ‘흠없고 순결한’이다. 자신은 억울한 희생양이라는 논리다. ‘유언’과도 같이, 전두환이 이 말을 최종적인 자신의 언어로 남기고 영원히 입을 닫으면, 훗날 누군가는 그를 ‘순교자’로 호출할 것이다. 5·18 기념식장 바깥에서 저주의 굿판을 펼칠 이들이다. 그 판엔 전두환의 ‘신주’가 놓이고, 회고록은 ‘비기’(비밀스런 기록)로 신성시될지 모른다. “광주민주화운동은 총기를 들고 일어난 폭동”이라는 소신대로 그를 역사 무대에서 퇴장하게 둬선 안될 이유다.

 ‘전두환 회고록’은 단순한 일기가 아니다. 80년 당시 권력 실세가 국가폭력으로 국민을 살상한, 5·18을 기록한 것이기 때문이다. 실록이다. 사실이 생명인. 사실을 허위·왜곡한 기록에 대해선 ‘가짜’라는 낙인을 확실히 찍어둬야 한다. 정사를 정립해 사이비를 막아야 한다.

 전두환 회고록의 ‘물리적 폐기’, ‘논리적 제압’이 어느해보다 절실한 5·18민중항쟁 38주년이다.
채정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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