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월21일 오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제10차 박근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 총궐기 대회'에서 보수단체 회원과 시민들이 대통령 탄핵 반대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 기각을 촉구하고 있다.<사진=오마이뉴스ⓒ유성호>
 헌법재판소의 탄핵인용 여부를 판가름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언론들은 언제부터인지 촛불집회만이 아닌 맞불집회에 대한 내용을 함께 보도하기 시작했다. 맞불집회에 대한 보도내용이 증가함에 따라 다수의 국민은 당연할 것으로 기대했던 탄핵이 기각될 것에 대해 걱정하기 시작하고 있다.

 박근혜 퇴진을 위한 촛불집회는 16년 10월29일 시작되었다. 이후 4개월 동안 총 15회의 촛불집회를 진행하였다. 제1차 촛불집회 인원은 주최 측 주장 3만 명 정도의 미미한 수준이었다. 2주 후 16년 11월12일에는 100만 명이라는 놀라우리만큼 많은 인원이 참석하였다. 이때는 이미 박근혜 대통령이 2차 대국민 사과(16년11월4일)를 했던 때이다. 이후 12월9일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16년12월9일)된 이후에 참여인원이 대폭 감소하였다. 전 집회(6차)에서는 주최 측 추산 170만이 모였는데 가결 이후 집회(7차)에서는 80만으로 감소하였다. 어쩌면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국민들이 그때까지 집회에 참석한 주목표가 국회를 압박하여 탄핵안이 가결되도록 하는 것이었으니.

 

 탄핵 기각설 스멀스멀

 

 흥미로운 것은 맞불집회이다. 이미 방송에서 보도되었듯이 전경련을 통해 정부가 집회에 일정한 자금지원 등을 하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것이 알려졌지만 인원수의 변화, 집회방식 등은 관심을 가지고 밝혀봐야 할 내용이다. 최초의 맞불집회는 박근혜 대통령의 제2차 대국민 사과(16년11월4일)과 제3차 대국민 사과(16년11월29일) 사이에 시작한다.(16년 11월19일) 이는 최초의 촛불집회가 시작된 날로부터 약 한달 후인데, 조직을 구성하고, 집회방식을 결정하고, 필요한 자금과 인원을 동원하는 등 준비에 필요한 사항이 적지 않다고 보았을 때, 매우 발 빠른 대응이라 할 수 있다. 첫 맞불집회와 관련해서 눈여겨 봐야할 것은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의 활동이다. 김진태 의원이 16년 11월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고 주장하였다. 이후 2일 후 11월19일 맞불집회가 열린다. 어찌 보면 그는 촛불이 꺼질 것이며, 맞불이 일어날 것을 예상한 것이 아니라, 맞불로 촛불을 끄려는 움직임의 주동자일지도 모르겠다는 의심이 든다.

 그렇다면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일명 탄기국)이 주최하는 맞불집회가 촛불집회를 추월하였다는 이야기는 언제부터였을까“ 이는 일정한 추이가 있다. ‘맞불 100만 집회 참여설’에서 ‘맞불 촛불역전설’로 나아가는 일련의 과정이 있는 것이다. 국회로부터 탄핵안이 16년 12월9일에 가결된다. 그리고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인원이 감소한다. 16년 12월17일 드디어 맞불집회 측이 최초로 100만이 참여했다고 주장을 한다.

 

 경찰 측 엉터리 통계의 허상

 

 그리고 17년 1월1일 갑작스럽게 박근혜 대통령이 식사를 하자고 기자들을 초청해 기자회견을 한다. 촛불집회로는 11차(17년 1월7일), 맞불집회로는 8차에 탄기국 주최 측과 경찰 측의 도움으로 최초로 맞불집회가 촛불집회 인원을 추월했다는 보도가 나온다. 이 당시 촛불집회 주최 측은 서울에서 60만 명이 모였다고 하였고, 맞불집회 측은 서울에서 100만에서 120만 명이 모였다고 하였다. 맞불집회 측의 과장된 주장에 힘을 실어준 것은 경찰 측의 통계였다. 경찰은 촛불집회가 전국에서 2만 4000명이라고 하였고, 맞불집회는 3만 5000에서 3만 7000이라고 발표하였다. 흥미로운 것은 이때 바로 친박의 대표인 김진태 의원이 집회에 등장한다는 점이다. 맞불의 시작과 맞불의 역전에 김진태 의원이 있는 것이다. 그는 이후 집회에 꾸준히 참석하면서 “촛불은 꺼진다”에서 “촛불은 꺼졌다”로 주장을 더욱 강하게 밀어붙인다.

 맞불은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 의원들의 활동 그리고 최순실의 활동과 톱니바퀴가 엮여서 돌아가듯이 묘한 일치성을 보인다. 그리고 그 집회활동을 누가 기획했고, 주도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일종의 정치공작으로서 말이다. 하지만 거기까지가 끝이다. 어떤 형태의 반격과 반전을 노리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과거 어떤 정권도 국민을 이긴 적은 없었다. 이번에는 민주주의를 파괴하는데 앞장 선 보이지 않은 손을 꼭 밝혀야한다. 드러난 부역자가 아닌 어두운 곳에서 전문적 지식을 이용해 국민을 속이려는 전문가 부역자 집단을 드러내고 처벌해야한다.

정의석 <인문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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