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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의 생활심리]취중진담은 진담? 거짓?
조현미
기사 게재일 : 2018-09-03 06:05:01
▲ 누군가 말했든 ‘잘못은 음주가 아니라 과음’이다.
 술을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한 건 입사 이후부터였다. 회사에서 술이 해결해주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느꼈다. 업무만큼이나 관계가 중요한 회사에서, 술은 맨 정신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것들을 상당 부분 해결해 주었다. 또 팀 내 많은 직원이 술을 좋아해서, 그들과 어울리는 데에도 제법 좋은 윤활유가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직장생활에서 술이 있는 회식은 중요한 업무 혹은 인간관계 능력의 하나라고 생각한다는 후배 박.

 당신은 어떤 이유로 술을 마시는가. 사람들과 만나는 게 좋아서, 다른 사람과 친해지려고, 마음속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술에 취한 느낌이 좋아서, 술이 맛있어서, 아니면 술 먹는 이유를 찾으려고? 진정한 마니아라면 기분 좋을 땐 좋아서 한잔, 우울할 땐 우울해서 한잔, 날이 흐릴 땐 흐려서 한잔, 술 좋아하는 사람은 어떤 이유를 만들어서라도 마시겠지만 말이다. 이것이 아니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느껴질 때, 우울함을 떨쳐버리려고, 기분이 좋아지고 싶어서 기분 전환용으로, 걱정거리가 너무 많아 잠시 잊어보려고, 잠이 오지 않아서? 이렇게 따지고 보니 한번쯤 핑계 아닌 핑계로 써본 기억이 있다.
 
▲술을 마시는 이유?
 
 술을 마시는 이유는? 취하기 위해서다. 술‘기운에 의해서 정신이 몽롱해지고 제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되는 상태’가 ‘취한 느낌’이다. 술은 몸과 정신에 영향을 미치고, 특히 심리적으로 ‘분명하지 않고 흐리 멍텅한’ 상태를 유도한다. 지구대에 근무하는 경찰관들의 최대 스트레스는 주취자이다. 보호자들의 말에 의하면 ‘술 안 먹으면 세상 얌전한’사람이 술만 먹으면 말이 많아지고, 시비를 걸며, 공격적으로 ‘변신’해서 문제를 일으키고 경찰이 출동해도 술이 깨기 전까지 사람이 아니라고 한다. 술을 먹기 ‘전과 후’가 다른 사람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술을 마셔야 말을 하고 명랑해지는 사람은 평상시에는 예외 없이 따분하고 재미없는 사람이다. 술의 힘을 빌려 용기를 내고 마음을 털어놓게 하기도 하지만 술이 빚어 낸 용기는 술과 같아 하룻밤 밖에 지속되지 못할 수 있다.

 겉은 눈으로 보고 속은 술로 본다는 우리나라 속담(?)이 있다. 그 사람 속을 알려면 한번 같이 취해보는 것도 방법이라는 것이다. 술은 의식을 흐릿하게 만들고, 평상시의 판단력을 마비시키며 의사결정 능력을 약화시키는 기능을 한다.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을 행동을 ‘용기’라고 포장해서 저지르거나 ‘통제’되고 ‘억압’되었던 생각이나 가치관이 여과 없이 드러날 수도 있다. 평소라면 소심해서 누군가에게 말 한마디 걸지 못하지만, 술 한 잔 들어가면 대화를 먼저 시도하고 주도적으로 대화를 유지할 수도 있다. ‘맨 정신’으로 하기 힘든 일들을 하게 해주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그러나 ‘맨 정신’으로 돌아왔을 때는? 게다가 ‘음주 후 동료를…’ ‘음주 후 여성을…’ ‘음주 후 운전을’했다는 행동은 ‘통제’와 ‘억압’이 필요한 대목이다. 자신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는 이유로, 성욕이 생겼다는 이유로, 이 정도면 괜찮다는 이유로 자신에게만 관대하고 너그러워서는 안된다. 하지만 의식이 분명하지 않고 흐릿한 가운데 저지른 많은 범죄들이 ‘심신 미약’ 상태에서라는 면죄부를 받는다. 따지고 보면 음주는 ‘의도된’ 혹은 ‘작정한’ 심신미약상태인데도 말이다.
 
▲의도된, 작정한 심신미약?
 
 취중진담은 진담일까? 진담이라면 진담이고, 아니라면 아니다. 술에 취한 상태는 좋은 변명거리이자 구실이다. 지난 밤 음주 후 행동이 자신에게 불리할 때 ‘기억이 안 난다, 정말 그랬냐, 내가 그런 말을 했단 말이지’라며 술을 핑계 삼아 부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론 술기운을 빌어 용기를 내어 진심을 말하기도 하지만 취중진담을 너무 심각하게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기분전환을 위해 술을 마시는 경우, 그 순간은 효과적인 방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알콜 병동에 가 보면 핑계 없는 무덤이 없듯, 비슷한 이유로 술을 마시고 중독의 길로 입문하기도 한다. 누군가 말했든 ‘잘못은 음주가 아니라 과음’이다. 바다에 빠져 죽은 사람보다 술에 빠져 죽은 사람이 더 많고, 술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다만 건강만 나쁘게 할 뿐이다. ‘아함경’에서 술은 재산상 손실을 입게 하고, 다툼이 잦아지게 하며, 쉽게 병에 걸리게 하고, 악평을 듣게 하며, 벌거숭이가 되어 치부를 드러내게 되며, 결국은 지혜의 힘을 약하게 만든다고 했는데 쓰고 보니 맞는 말이다.
조현미 <심리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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