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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 생활심리]서는 곳이 달라지면 풍경도 바뀐다
다른 사람 행동·관점을 이해하는 방식
조현미
기사 게재일 : 2019-08-19 06:05:02
 모임에서 자식들 이야기하다 최근 사회 뉴스 면에 자주 등장하는 데이트 폭력과 성폭력이 이슈화되면서 이제 남녀가 데이트하는 것도 겁나고 사귀는 것도 힘들겠다는 이야기들이 오갔다. 딸이 만나는 남자가 ‘폭력적’일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남자를 만나는 것이 꺼려진다는 친구의 마음이 이해가 갔다. 또 아들이 여자 잘못 만나서 성폭력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걱정도 나름 설득력이 있었다.

딸만 있는 친구는 ‘남자’가 문제라고 했고, 아들만 있는 친구는 ‘여자’가 너무하다고 했다. 그래서 아들과 딸이 있는 친구에게 물으니 여자 입장에서 보면 그 말이 맞고, 아들 처지에서 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 혼란스럽단다.

 ‘너무 빨리 악마화 시켜서’ 피의자의 알려지지 않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 변호를 맡았다는 변호사의 인터뷰를 봤다. 그에 따르면 피의자는 자신을 학대했던 전남편의 폭력에 대항하기 위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으며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서 이후 범행 사실을 감추기 위한 일련의 행동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사건을 접한 많은 국민들은 잔인한 범행과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한 행동에 공분하고 있다. 한 사람이 죽었고, 그를 죽인 자는 자신의 범행에 대한 대가를 최소화 하려고 한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지만 이 사건을 지켜보는 대다수는 죄에 대한 적절한 처벌을 기대한다. 그러나 변호사의 입장은 다르다. 고객의 형량이 가벼워지는 것이 목적이라 고객의 행동은 남성의 폭력성 때문에 촉발된 우발적 사건이라고 주장한다.

 당신은 어떤가? 딸 가진 입장에서, 혹은 아들 키우는 입장에서 보면 좀 다르게 보이는가. 피해자 처지 혹은 변호사 처지가 되면 견해가 180도 달라지는가. 누군가 그랬다. 서는 곳이 달라지면 풍경도 바뀐다고. 자신이 놓여 있는 상황이나 사정, 형편에 따라 보는 시각의 차이가 확연해진다고. 마치 자신이 사랑하면 로맨스지만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여길 수 있는 것처럼. 이렇듯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처지에 따라 ‘같은 상황(혹은 사건, 일 등)’을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관점을 이해하는 역지사지의 능력, 조망수용 능력에서 이를 이해해 볼 수도 있겠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보이는 것만 보게 되면 ‘자기중심적’이 된다. 마치 분홍색의 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은 온통 분홍 차, 분홍 사람, 분홍 건물, 분홍으로만 보이는 것처럼. 그러나 세상은 엄청나게 다양한 색깔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분홍 안경을 낀 사람이 다른 색깔이 있다는 것을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신이 쓰고 있는 분홍안경을 벗어야 한다. 즉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기분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입장 바꿔 생각해 보고 ‘마치 그 사람이 느끼는 것처럼’ 느끼고 이해하려는 것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망 수용 능력도 사람마다 다르다. 첫 번째 단계는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기분을 이해는 하지만, 다른 사람도 자신과 같은 방식으로 그 상황을 이해한다고 여기는 단계다. 이 단계는 자기중심적인 시각으로 다른 사람도 자신과 생각이 같다고 여기고 ‘다름’을 인식하지 못한다.

두 번째 단계는 자신과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느낌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은 인식하지만 구체적이지 않는 단계다.

세 번째 단계는 다른 사람의 관점을 충분히 이해할 뿐만 아니라 다른 중립적이거나 제 3의 시각에서 자신과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생각을 이해할 수 있는 단계이다. 마지막 단계에 이르면 자신과 다른 사람의 상호작용에 대해서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고, 개인이 법이나 도덕등과 같은 사회적 가치나 체계의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것을 이해한다.

딸 가진 엄마의 입장에서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남자입장에서 억울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더불어 최근 데이트 폭력이나 성폭력 등 남성의 폭력에 피해를 입는 여성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남자를 만나지 않는 것만이 최선인지. 입시위주의 경쟁사회에서 개인의 충동 조절능력과 같은 인성이 등한시 되는 사회분위기,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의 폭력을 ‘집안 일’로 여기는 가부장적 문화가 더 큰 문제인 것은 아닌지.

 서 있는 곳이 달라지면 풍경은 바뀐다. 그렇다고 그 풍경이 전체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선 자리’에서 바라 본 풍경일 뿐이다. 변호사는 당연히 피의자 혹은 피해자를 변론하는 것이 일이다. 그렇다고 사람들의 시선을 남녀 혐오나 페미니즘의 틀로 가려서 자신의 입장만을 주장해서는 안된다.
조현미 <심리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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