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어’가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논리는 간단하다. 한마디로 경쟁력 강화다. 광주공장의 노무비 및 제조경비가 필리핀, 태국, 이집트 등 다른 국가에 비해 평균 6.5배가 높다는 것이다. 이 탓에 경쟁력을 갖출 수 없고,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만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게 회사가 내놓는 논리다. 노조도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데는 이견은 없다. 지난 2006년 한 차례 대규모 구조조정을 받아들였던 것도 그래서였다. 그런데,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규모 구조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다. 노조의 반발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2006년 구조조정 후 2년 여 동안 신규 투자 등 광주공장을 살리기 위한 이렇다 할 대책이 없었다. 줄어들지 않는 간부의 자리는 그 좋은 예다. 회사의 안대로 280명이 회사를 떠나면, 생산·기능직 사원 8명당 1명이 차장급 이상 간부다. 이쯤 되면 노조가 ‘상층부만 비대해진 잘못된 구조조정’이라고 하는 것이 억지가 아닌 셈이다.

 노조가 구조조정에 반발하는 이유는 또 있다. 다름 아닌 캐리어 자본의 속성이다. 캐리어는 다국적기업인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UTC)’의 종속회사인데, 개발도상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높아진 광주공장에 더는 투자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UTC 자본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회사인 ‘오티스엘리베이터’만 봐도 그렇다. LG산전을 인수하며 국내 시장에 뛰어든 게 오티스엘리베이터였다. 그런데 인천공장을 매각한 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모터사업부 마저 매각하는 등 근래들어 생산시설을 줄이고 있다. 매각 과정에서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등 지금 캐리어에서 보여지는 모습과 너무 닮았다. 캐리어 노조가 이른바 해외자본의 ‘먹튀’를 우려하는 이유이고, “구조조정이 아닌 신규 투자만이 광주공장을 살리는 길”이라고 외치는 까닭이다.

 “썩고 낡은 고철로 제품을 만들고 있는데 무슨 경쟁력이 생기겠습니까.” 노조의 이유 있는 항변이다.

홍성장 <자치부 기자> hong@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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