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돔야구장 건립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나부낀다.

 광주시청 각 실과에서 유관단체 등에 친절하게 문구까지 보내며 단체 명의로 현수막을 걸어달라는 부탁(?)으로 이뤄진 작품들이다.

 포스코 건설이 광주시에 돔구장 건설과 관련해 투자의사가 있다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을 뿐인데 벌써부터 야구장 건립이 확정된 듯 분위기를 띄우고 있는 것. 언론에는 그동안 한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돔구장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기고가 줄을 잇는다. 광주시청 홈페이지는 시체육회 직원들의 돔구장 찬성글로 도배됐다.

 지난해 이맘 때 광주시가 2015년 하계 유니버시아드(U) 대회 재도전에 나설 때 모습의 복사판이다.

 U대회와 돔구장이 바뀌었을 뿐이다. 광주의 도시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반대하는 목소리는 소수이고 비판의 목소리는 광주 발전의 발목을 잡는 반대를 위한 반대로 폄하시킨다.

 대화와 설득은 없다. 막무가내 따라 오라고 한다. 소통이 있을 리 없다. 시민들을 계몽의 대상쯤으로 여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광주가 흡사 1970~80년대로 돌아간 것 아니냐는 자조섞인 푸념도 들린다. 사실 광주에서 야구장 신축은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사안이다. 시민 대다수가 야구장 신축에 동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광태 시장이 지난해 6월 약속만 지켰더라면 지금같은 소모적인 논쟁은 빚어지지 않았다.

 시가 ‘야구장’만 생각하는 진정성으로 접근했다면 돔구장 카드는 등장하지 않았을 것이다. 야구팬·선수·전문가들 대다수는 돔구장이 ‘아니다’고 하는데 광주시만 ‘맞다’고 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가족과 함께 천연잔디 깔린 구장에서 편하게 야구 볼 권리를 왜 빼앗으려 하는지 분통이 터진다.

 ‘돔구장이든 일반구장이든 야구장만 지어주면 되지. 가타부타 말고 고맙게 생각해 이것들아’라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행정과 시민의 눈높이가 너무 달라 참 걱정이다.

박중재 <자치부 기자> being@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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