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돔야구장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기발한 논리로 대응하고 있다.

 단 한 차례의 공론화도 없이 진행된 ‘깜짝 행정’에 대한 비판에는 돔구장을 투자유치에 비교하며 비밀유지가 기본이라고 일축했다. 막대한 개발이익을 담보해 줘야 하는 돔구장을 삼성 광주전자 유치와 비교했다. 돔구장을 신축할 포스코 건설에 줄 큼지막한 선물에 대한 지적에는 포스코는 이익만 추구하는 다른 기업과는 달라 무리한 요구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돔구장을 고집하는 이유에 대한 논리는 간단하다. 일반 야구장은 시민의 세금이 들어가지만 돔구장은 이 같은 부담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한 술 더 떠 열악한 재정여건때문에 ‘돔구장이 아니면 야구장 신축은 없다’고 엄포까지 놓은 상태다.

 돔구장 전도사들의 이 같은 주장은 ‘제 얼굴에 침을 뱉는 셈’이다. 그동안 야구장을 신축하겠다는 시의 숱한 약속이 모두 거짓말이었다고 인정한 셈이기 때문이다. 민간업자의 제안에 솔깃했는지 4개월여 만에 중단시켰지만 지난해 하반기에는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야구장 신축 타당성 용역을 하지 않았던가.

 시 재정을 우려하는 모습도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U대회 유치 기념 상징물에 200억원대 예산을 쓰려했고 시청 앞 미관광장을 꾸미는데 빚까지 내면서 100억원대 예산을 쓰지 않았는가. 330억 원이 투입되는 광엑스포도 개최했다. 찬반논란이 뜨거웠던 U대회 유치 관련 비용을 포함하면 박광태 시장이 약속했던 3만석 규모의 야구장 예산은 이미 확보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돈이 없어 개방형 야구장을 못 짓는다’는 시의 논리에 누가 고개를 끄덕이겠는가.

 시민들은 예산을 투입해서라도 야구장을 신축해 달라고 하는데 시는 예산이 걱정돼 안 된다고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돔구장을 통해 시민들의 세금 씀씀이에 대한 행정의 관심(?)이 높아진 점을 위안 삼아야 할까. 돔구장 대응 논리가 너무나 터무니없다.

박중재 <자치부 기자> being@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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