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청사 1층에 새롭게 문을 연 커피숍이 눈길을 끈다. ‘이룸카페’다. 이 곳이 주목받는 것은 장애인들이 직접 카페를 운영한다는 점이다. 광주시가 커피전문점 운영업체 공개모집에 나섰고, ‘북구 장애인직업재활센터’가 신청해 선정된 것이다. 그런데 이로 인한 효과가 적지 않다. 일자리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들이 대거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이룸 카페’에는 모두 8명의 장애인들이 일한다. 바리스타 전문 교육을 받은 시각장애인이 직접 커피를 뽑고, 지적장애·청각장애인들이 나서 손님을 맞는다. 종업원 가운데 비장애인은 2명에 불과하다. 장애인들의 취업이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면 8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는 것은 일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품질이나 서비스 수준이 떨어진 것도 아니다. 이들은 혹독한 교육과정을 통해 전문가 수준의 기술을 익혔다. 신체적 핸디켑을 극복하기 위해 더욱 심혈을 기울여 손님을 맞는다. ‘동정’으로 호소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다짐이자 선언이다. 하여 이들이 제공하는 커피와 서비스는 비장애인과 견주어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수준이다. 연민이나 동정이 아닌 제품의 질로 승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룸카페’를 통해 새로운 희망을 본다. 발상을 전환하면, 그리고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마음의 벽을 없앤다면 얼마든지 그들도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이 있음을 확인한다. 다만 그들에게 좀 더 확실한 기회를 부여하면 된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에 광주시가 커피전문점 운영권을 장애인들에 맡긴 것은 잘한 일이다. 말로는 장애인 고용 확대를 부르짖으면서도 정작 법이 정한 채용비율도 지키지 못하는 공공기관과 기업들이 수두룩한 현실에서 이번 커피전문점 운영권 위탁은 장애인 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모델로 평가받을 만 하다.

 사실 많은 공공기관과 대학들이 청사와 캠퍼스내에 다양한 상업시설을 마련해 민간에 위탁하고 있다. 이런 기관·학교들이 위탁 대상자로 장애인에게 눈을 돌린다면 장애인 일자리는 크게 늘어날 것이며 더불어 이들의 자립도 한층 빨라질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광주시의 사례처럼 다른 기관들도 영업시설을 장애인에 위탁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것을 권한다. 장애인에게 시혜를 베푼다는 시각에서 접근하면 안된다. 단지 신체적 여건 등으로 일자리를 얻기 힘든 그들에게 일할 기회를 부여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보다 많은 장애인들이 일할 기회를 갖는다면 개인의 자립은 물론이고 국가적·사회적 부담도 크게 덜 수 있을 것이다. 광주시의 사례가 더욱 광범위하게 확산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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