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19.06.19 (수) 06:00

광주드림 칼럼/사설 타이틀
 상담실에서
 딱! 꼬집기
 편집국에서
 기자생각
 청춘유감
 뒷담화
 검색어로보는 세상


화가 정명숙, 광산구서 ‘積_담고 거닐다’ 전

‘물 부족 심각’ 섬지역 가뭄 극복 나선다

광주수영대회 입장권 판매 하이다이빙 주도

조선업 추락 사고 예방 특별대책 간담회

광주 광산구, 쌍암공원 야경 명소로 조성
칼럼
[아침엽서]‘춥니?’
정상철 dreams@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3-06-27 06:00:00
 <텅 빈 뜨락에 혼자 있는 그대/ 크고 작도, 늙도 젊도 않게/ 속 쓰리지도 않게/ 뒤로 돌아가 보아도 어디 따라 감춘 열(熱)도 없이/ 눈비 속에서 잊힌 듯 숨쉬고 있다/ 그 들숨 날숨 안에 들면 사는 일이 온통 성겨진다.// ‘춥니?’/ ‘아니.’/ ‘발끝까지 젖었는데?’/ ‘어깨가 벌써 마르고 있어.’/ ‘조금 전에 우는 걸 봤다는 사람이 있는데?’/ ‘네 눈으로 직접 본 거나 옮기지.’>

 -황동규, ‘그날, 정림사지 5층 석탑’

 

 그 탑을 처음 봤을 때, 그 느낌을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열망과 슬픔이 한 덩어리로 돌 안에 뭉쳐 있는 것 같았다. 1500년 동안 입을 다문 슬픔은 기어이 세상 밖으로 내놓을 수 없는 것이어서 정림사지 5층 석탑은 끝내 침묵할 것처럼 보였다. 의자왕이 지금껏 살아있다면 세상에 대고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백제를 멸망시킨 당의 장수 소정방은 그 탑에 평정의 기쁨을 문자로 새겨 넣었다. 1500년 동안 탑은 그 처연한 상처를 몸에 새기고 있다. 근데 탑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 텅 빈 뜨락에 혼자 서 있다.

 <‘조금 전에 우는 걸 봤다는 사람이 있는데?’/ ‘네 눈으로 직접 본 거나 옮기지.’> 늙은 시인의 농담이 1500년 전의 시간을 넘어 삶을 관통한다. “안 추워.”

정상철 기자 dreams@gjdream.com

< Copyrights ⓒ 광주드림 & gjdream.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싸이공감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Naver) 요즘(Daum) 네이버 구글
인쇄 | 이메일 | 댓글달기 | 목록보기


  이름 비밀번호 (/ 1000자)
특정인을 비방하거나 허위사실 유포, 도배행위, 광고성 글 등 올바른 게시물 문화를 저해하는 글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개정된 저작권법 시행으로 타언론사의 기사를 전재할 경우 법적 책임은 게시자에게 있습니다.
 
댓글 0   트래백 0
 



네이버 뉴스스탠드
모바일
하단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