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가다가는 망한다. 앞이 꽉 막혔다. 아이들을 사람의 아이로 키우지 못하는 겨레가 망하지 않고 어찌하겠는가?

 아이들이 방 안에 갇혀 불타 죽고, 어디로 끌려가 죽고, 매 맞아 병신이 되고, 먼 나라로 팔려가고, 굶주리고 하는데도, 그래도 내 아이만은 점수 몽땅 따 와서 상도 받고 반장도 되고 좋은 학교 나와야 된다고 매질해서 학원으로 쫓아 보내고, 잠 덜 자고 공부하라고 들볶고, 온갖 공해 식품을 먹이고 약을 먹이고 하는데, 아이들이 아파하는 소리를 병아리 울음소리 같이 아름다운 음악으로만 듣고 있는 어른들이 꿈나라를 위한 복지사회 건설이고 지능 개발이고 하여 개발 쇠발 소리만 해대는 나라에 무슨 구원이 있겠는가?>

 -이오덕, ‘내가 무슨 선생 노릇을 했다고’ 중

 

 너무 과장일까요? 평생 아이 생각만 했던 이오덕 선생의 진단입니다. 그것도 20년도 훨씬 지난 시절에 내린 진단입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는 이보다 더 우리 아이들을 몰아세우고 있을지 모를 일입니다. 아이들에게 삶을 돌려줄 순 없을까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세상은 ‘나’와 ‘너’가 만나 ‘우리’를 이루는 것인데, 요즘은 ‘우리’는 없고, ‘나’와 ‘너’만 있는 거 같습니다. 왜 그렇게 됐을까요? 이유가 셀 수 없이 많겠지만 결국 어른들이 아이를 아이답게 살 수 있도록 내버려 두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지나친 간섭은 방치보다 못하지 싶습니다.

정상철 기자 dreams@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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