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거꾸로 생각해 봐야 할까?

 나는 태어난 뒤 숨 쉬기 위해 공기를 들이쉰 것 말고 두 가지를 내 안에 끊임없이 집어넣었다. 하나는 입 안에 집어넣은 음식물이고, 다른 하나는 머릿속에 집어넣은 생각이다. 음식물은 우리 눈에 보이지만 생각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이 차이만큼 중요한 차이가 또 있다. 선택의 주체가 누구인가라는 점에서 음식물과 생각은 다르다.

 -홍세화 등, `거꾸로 생각해 봐! 세상이 많이 달라 보일 걸’ 중

 

 둘째가 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 내가 물었다. “넌, 나중에 뭘 하고 싶어?” 잠시 생각한 녀석이 답했다. “엄, 세상을 내 발아래 놓고 싶어.” 사실 녀석의 답변에 나는 좀 당황했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이 녀석 꿈이 지금, 히틀러라는 건가?’ 근데 키우며 생각해 보니 그럴 필요 없었다.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지만 태어날 때부터 생각을 가지고 태어나는 건 절대 아니다.

 아이에게 음식을 골라주는 건 누굴까? 아이에게 생각을 심어주는 건 또 누굴까? 난 그 때 녀석에게 이렇게 되물었어야 했다.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데? 왜 세상을 너의 발아래 놓고 싶은데? 누군가를 너의 발아래 놓으면 과연 넌 행복할까?” 그랬다면 대화가 또 다른 생각을 이끌었을 것이다. 오늘 집에 가서 녀석에게 또 물어봐야겠다. “넌, 나중에 뭘 하고 싶어?”

정상철 기자 dreams@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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