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거나 뜻 한대로 되지 않고 그르친 일이 있는가? 내가 바로 그런 상태다. 원하던 직장에 취직 하지 못했고, 써야만 하는 학위 논문을 쓰지 못해 수료생으로 살고 있으며, 어렸을 적 엄마가 여름이면 만들어 주던 콩물국수 맛을 내지 못했다. 그렇다고 직장을 포기하지도 않았고, 공부한 만큼 재주는 부리고 있으며, 맛있는 콩물 국수집을 찾아내어 맛집 탐방을 하고 있는 걸 보면 딱 꼬집어 ‘실패’했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여러분은 어떤가? 최근에 실패를 경험한 적이 있는가. 만약 하는 일마다 ‘되는 일이 없다’고 느꼈을 때 여러분은 어떻게 반응하는가. 일이 성공했어야만 할 이유를 생각하며 우울하고 무력감을 느끼고 있는가. 일이 잘되어야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 돈을 많이 벌수 있으며,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고, 좋은 차를 타고….
 
 “세상 모든 성공은 실패의 변형”
 
 아니면 일이 안된 것에는 어떤 다른 뜻이나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 생각하는가. 마치 우화 속 여우처럼 신 포도라 먹을 수 없다고 합리화하며 실패는 지워버리고 새로운 목표를 세우지는 않는지. 혹은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며 일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도하는가. 마치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하기 위해 999번의 실험을 했지만 실패하고도 자신은 다만 전구를 만들 수 없는 999가지의 이치를 발견했을 뿐이라 했던 것처럼.

 그런데 우리 대부분은 실패를 두려워한다. 심지어 실패할 것이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여기기도 한다. 우리가 실패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무얼까“ 사실 성공에는 비밀이 별로 없다. 성공한 사람치고 성공에 대해 말하지 않는 사람이 별로 없다. 어떤 일이든 그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면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지고, 성공‘비결’이 무언지 궁금해 하고 엄청난 관심을 갖는다.

 반면 에디슨을 제외하고 자신의 실패에 대해 공공연하게 떠드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아마도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성취를 중요시하는 사회 분위기에서는 하찮은 직업, 돈이 되지 않는 일에 대한 무시와 편견이 존재하기 때문은 아닐는지. 그래서 실패하면 ‘끝’이라 보고 어떤 것도 시작하지 말자고 다짐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성공을 위해서는 실패를 먼저 배워야 하고, 실패를 알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한다. 그들은 세상의 모든 성공은 실패의 변형으로 본다. 만일 하기 싫은 일에서 성공했을 경우는 성공의 탈을 썼지만 결국 일하는 의미와 재미를 잃게 하는 실패이다. 반면 하고 싶은 일에서 실패하는 것은 성공으로 가는 유익한 공부일수 있으니 계속 정진해야 한다.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실패는 가장 치명적인 것으로, 인생 자체를 실패로 이끌기 때문이다. 그러니 인생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하면 된다.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재미와 의미를 느끼고, 설령 그것이 잘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시 일어서서 실패는 ‘과정’으로 간주하면 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명언이 안성맞춤이다.
 
 실패는 성공? 아니 지혜의 어머니
 
 하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기보다는 차라리 지혜의 어머니다. 왜냐하면 실패는 우리 삶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금연을, 금주를 다짐하지만 작심 3일을 넘기지 못하기도 하고, 진심 원했지만 이런 저런 사정과 이유, 핑계, 구실이 생겨서 뜻 한 바를 이루지 못하기도 하고, 하다 보니 자신이 원하던 것이 아니라는 알아차림이 생겨 그만두기도 한다. 때로는 너무 지루하고 오래 동안 노력만 하다가 제풀에 지쳐 기꺼이 실패를 주장하기도 한다. 어쩌면 실패는 우리주변에 만연한 반면 성공은 ‘어쩌다’ 운이 좋아 얻게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또 실패는 딛고 일어서야 할 것도 아니다. 실패를 인정하고, 주저 없이 포기하는 것도 용기일 수 있다. 누구나 실패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실패는 누구나의 절친이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자. 실패를.
조현미 <심리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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