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시즘의 어원인 라틴어 ‘fasces’(파세스)는 나무 막대기 묶음에 도끼날이 결합된 것으로, 나무 막대기는 처벌, 도끼는 처형을 의미했다고 한다.
 한국의 정치적 혼란과 대립은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였다. 이명박 및 박근혜 정권은 단지 서막이었다. 4대강 사업과 자원외교는 이명박의 비합리적인 정치를 상징한다. 국정화교과서, 전교조 해체, 통진당 해체, 세월호 참사는 박근혜의 비합리적 정치의 상징이다. 국민은 그러한 비합리적 정치형태를 정권을 가진 일부 정치인의 행위라고 생각하면서 10년에 가까운 굴종의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그것이 일부 정치인에 한정된 것이 아니고, 국민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의 마음에 담겨있는 소신이라는 것이 이제 서서히 밝혀지고 있다. 그러한 시각은 현재 진행 중인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으며, 앞으로 그 파급력이 상당히 크고 길게 지속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파시즘화 가장 위험한 지향
 
 우리는 극우보수, 대표적으로 태극기부대를 파시스트라 명명해야 한다. 강준만은 이미 2000년 ‘부드러운 파시즘’이라는 개념으로 한국정치를 명명했다. 파시즘의 어원인 라틴어 ‘fasces’(파세스)는 나무 막대기 묶음에 도끼날이 결합된 것으로, 나무 막대기는 처벌, 도끼는 처형을 의미했다고 한다. 파시즘의 핵심은 국수주의, 군국주의, 민족주의, 반민주주의, 권위주의 등이다. 무엇보다 국가우선주의이다. 파시즘의 시초라 할 수 있는 무솔리니의 연설 중 한 구절은 다음과 같다. “우리의 신화는 국가이며, 우리의 신화는 국가의 위대성을 의미한다.” 파시즘의 이러한 정의는 대한민국에서 촛불혁명 이후 일어난 일련의 비합리적 정치형태들을 이해하게 해준다.

 일베에서, 어버이연합, 엄마부대, 태극기부대에 이르기까지, 홍준표, 김진태, 조원진, 변희재, 지만원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그들을 파시즘으로 정의해볼 수 있다. 다수의 국민이 위안부협상이 일본의 진정한 반성과 배상이 이뤄지지 않은 협상이기에 무효화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현 정부 또한 형식적으로는 적극적 무효화를 요구하지 않았지만, 실제적으로는 무효화에 가까운 조치를 취했을 때, ‘엄마부대’는 “일본을 용서해줍시다”라는 구호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사무실 앞에서 외쳤다. 자국의 여성들의 끔찍한 고통마저도 국가를 위해서 희생해야한다는 요구가 가지는 폭력성은 소름을 돋게 한다. 국가를 위한 희생에 자신이 제외된다면 국민들 누구나 그 어떤 고통과 죽음을 감내해야한다는 신념이 아닌가?
 
▲“전두환은 영웅”이라는 인식
 
 2월8일 자유한국당 국회위원 이종명, 김진태, 김순례 및 지만원 씨의 5·18에 대한 거짓주장이 국가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들의 주장이 해방 이후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민주주의의 발전으로 인식해온 것을 정면으로 부정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현 정권을 북한과 연계된 좌파정권이라 명명하고 있다. 국민의 투표에 의해 정당하게 선출된 정권을 북한정권과 동일시함으로서 정권정복을 획책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정도면 이석기 전 의원에게 적용되던 내란음모죄가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지만원 씨의 “전두환은 영웅이다”는 발언 또한 충격적이다.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부정이자, 군사독재에 대한 요구인 것이다.

 그런데 심각한 문제는 국민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들의 주장을 추종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이 꿈꾸는 보수적 세상이 온다하더라도 국민은 더욱 고통스러운 상황에 처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요구를 하는 그들마저 그들이 꿈꾸던 불꽃에 탈 것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격정적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국가와의 일체감이라는 망상에 빠져있는 것이다. 국가라는 이상적이며 추상적 존재와 그러한 이념적 국가를 현실로서 체현하는 정치인과 자신이 동일한 인격체가 된다는 환각 이상으로 쾌락을 부여하는 것이 있을까? 우리는 역사적으로 그 환각이 이탈리아, 독일, 일본이 수많은 살상과 전쟁을 일으켰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한국의 파시즘화는 우리 국민과 국가뿐만 아니라 주변국을 위해서도 가장 위험한 지향이다.
정의석 <지역사회심리건강지원그룹 모두(주) 대표>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