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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의 생활심리]구관이 명관일까?
조현미
기사 게재일 : 2019-02-25 06:05:01
▲ 꽃이 진 뒤에야 봄이었음을 알았다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지나간 것에 대한 새삼스러운 미련. 그러나 봄 뒤에 오는 여름을 살아야 하는 우리는 더운 여름에 맞게 시원하게 입고, 시원한 것을 먹고 더위와 기꺼이 어울려야 한다.
 새로 바뀐 업무 담당자 때문에 요즘 너무 힘들다는 후배. 그녀에 따르면 새로운 담당자는 자신과 잘 맞지 않고, 자신을 미워하는 느낌마저 든다고 한다. 함께 이야기를 나눌 때 무표정하고 높낮이가 없는 말투, 제스추어도 없어서 상대의 의도를 제대로 읽을 수가 없고 당최 속을 알 수가 없어서 그렇단다. 게다가 자신은 이제부터는 여러 가지 도움을 요청해야 하고 의존해야 하는 상황인데 갑자기 담당자가 바뀌고 보니 ‘구관이 명관’이란 생각이 절로 떠오른단다. 하긴 자신의 처지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이런 상황에서는 더 명관이긴 하다.
 다니던 회사를 옮기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당신은 어떤 말을 해 줄 수 있을까. 당신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할 것인가 ‘다른 곳 가 봤자 별거 없으니 다니던 곳이 더 낫다’고 할 건가. 혹은 전편을 보고 좋아하게 된 후속영화를 보려할 때, 지금과 다른 새로운 부서로 자리를 옮겨볼까 할 때,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 할 때 당신 마음은 어떤가. 일주일 넘게 계속 내리는 장마 비보다 모기가 더 낫다는 생각처럼 혹시 지나간 것을 더 좋게 여기고 잃은 것을 아까워하는 마음이 크지 않는지. 그래서 ‘아, 옛날이여’하고 있지는 않은지.
 
 ▲‘새로운 것’ 과 ‘보아온 것’
 
 나중 사람을 겪어 봄으로써 먼저 사람이 좋은 줄 알게 된다는 ‘구관이 명관’은 사실일까. 무슨 일이든 경험이 많거나 익숙한 사람이 나을까. 또 새로운 것 못지않게 옛날 것이 좋기만 할까. 새로운 부서에서 새로운 동료들과 일을 시작 할 때에는 맞는 말이다. 우리는 ‘익히 보아온 것’을 믿고 좋아하며, 반대로 ‘드물게 대하는 것’은 어색하고 자연스럽지 않게 생각한다. 그래서 ‘새로운 것’ 보다는 ‘보아온 것’이 더 낫다고 여긴다. 지금이 나쁜 것이 아니라, 그저 지난날이 더 좋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왜냐면 지금부터는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고,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는 불안 때문에. 그러고 보면 무언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고 할 때 주저하는 이유도 새로운 일에 대한 경험이 없고,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기 때문이 아닌가. 이래서 자꾸 ‘하던 일이 더 나은 것 같고, 이만한 것이 없다’는 마음이 생길 수 있다. 그리고 갑질하는(?) 새로운 상사보다 인간적이었던 옛 상사가 나은 경우처럼 경험이나 상황에 대한 재평가를 해야 하는 경우, 최근 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호미처럼 그것의 새로운 측면을 발견할 경우에도 옛 것은 좋은 것 일수 있다.
 그러나 스승보다 제자가 나은 청출어람의 경우도 있다. 최근 무선 청소기를 하나 사게 됐는데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기능을 탑재하고도 가격이 정말 착해졌다. 그렇지만 이 무선청소기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앞으로 나올 신제품에 비해 기능이나 가격 면에서 ‘구식’이 되어 갈 것 또한 확실하다. 매 년 새로운 버전으로 출시되는 핸드폰을 보면서 구 버전이 신 버전보다 낫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무언가가 ‘더 낫다’것의 기준은?
 
 인간관계나 일상생활에서 무언가가 ‘더 낫다’것의 기준은 무얼까. 전(前)에 사람이 왜 더 낫다는 것일까. 이 기준은 아마 사람마다 다를 것 같다. 능력 면에서 전임자와 후임자를 비교해서 일수도 있고, 관련 업무를 맡은 경험 부족 때문일 수도 있다. 성격적으로 자신과 잘 맞는 사람인지 아닌지, 내가 아는 것인지 모르는 것인지, 익숙한 것인지 낯선 것인지에 따라서도 다라질 수 있겠다. 이게 아니라면 앞의 사람이 새삼 그리워져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직장에서 상사 잘 만나는 것, 학교에서 선생 잘 만나는 것, 결혼에서 배우자 잘 만나는 것, 손에 잘 맞는 연장을 만나는 것은 누구나 다 원하는 일일 것이다. 그런데 그게 잘 되지 않았을 때 그 전 상사는, 그 전 선생은, 그 전 남자친구는, 그 전에 것은 하며 과거에 매달리게 될지도 모른다. 꽃이 진 뒤에야 봄이었음을 알았다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지나간 것에 대한 새삼스러운 미련. 그러나 봄 뒤에 오는 여름을 살아야 하는 우리는 더운 여름에 맞게 시원하게 입고, 시원한 것을 먹고 더위와 기꺼이 어울려야 한다. 이걸 누군가는 ‘적응’이라고 한다.
조현미 <심리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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