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3일 수준 하향…개인 헌혈 긴요
 

▲ 천세종 교수.
 우리나라 헌혈은 헌혈율이 2019년도 기준으로 5.4% 가량으로 매우 높은 편이나 이 중 단체헌혈이 31.3%로 이 역시 높은 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체 헌혈이 줄줄이 취소되는 것은 곧바로 혈액수급의 악화로 이어진다.

 혈액의 수급 상황은 통상 하루 평균 혈액 사용량을 계산한 후, 그것의 몇 배만큼의 재고가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예를 들어 광주광역시에서 하루에 300 단위의 적혈구 혈액제제를 사용하고, 현재 적십자 혈액원에 보관된 혈액이 1200 단위일 경우, 4일 가량의 재고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현재 전국적으로 혈액의 보유량이 2월 중순을 기준으로 평균 혈액 사용량의 3배(재고 3일) 수준으로 감소하였으며, 특히 이 중에서 응급 수혈 등에 사용되는 O형의 경우 3일 미만으로 까지 감소하였다.

 통상 혈액 수급과 관련된 위기 경보의 수준은 관심 단계(청색 경보)를 5일 미만으로 보고 있으며, 주의 단계(황색 경보)는 3일 미만으로 보고 있다. 그 이하로 부족이 발생할 경우에는 경계 단계부터 심각 단계까지 있다.

 특히 혈액 수급을 기준으로 하여 3일 미만으로 재고가 떨어질 경우에는 의료기관의 필수적인 기능을 점차 수행하기 어려워지며, 다수의 수술이나 출혈이 동반될 수 있는 시술을 연기하는 방법으로 대응을 하고 있다.

즉 수술 중 또는 수술 후 수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에게 혈액을 주지 못하는 것이며, 기타 응급이 아닌 상황의 비수술 환자 빈혈 치료에서도 혈액을 공급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은 전국적으로 동시에 시행되므로 특정 환자가 한 의료기관에서 수혈 혈액의 부족으로 인해 수술이 연기될 경우 다른 병원을 찾는다 하여도 수술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상황이 보다 악화되어 혈액의 재고가 1일 미만으로 감소할 경우에는 수술을 시행하지 않으면 경미한 합병증이 발생할 환자, 당장 생명이 위태롭지는 않으나 수술을 연기하면 예후가 악화될 암환자,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증상이 있는 산후빈혈, 수술 후 빈혈 환자 등 당장 생명이 위태롭지 않은 모든 환자의 수혈이 어려워진다.

 다시 말하면, 수급 악화가 지속될 경우 코로나19 환자 뿐만 아니라 수혈을 요하는 모든 환자들의 건강에 잠재적인 위험이 생기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코로나19 전염이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우려되는 상황이 아닌 이유이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노력이 한창인 상황에서 공공보건이 더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개별 시민 하나하나가 할 수 있는 것은 감소한 단체헌혈을 보완할 수 있는 개인 헌혈에 적극 동참하는 것이다.
 천세종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진단검사의학교실 교수>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