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테마열차 `화려한’ 운행

▲ 광주도시철도공사와 5·18기념재단이 5·18민주화운동 제28주년을 맞아 6일부터 `5·18테마열차’를 운행하기 시작했다. 임문철 기자 35mm@gjdream.com

다시 광주는 오월이다.

80년 이후 계절의 순환과는 다른 의미의 오월을 갖게 된 광주다.

학살과 저항 그리고 해방과 탄압, 역사의 굴레가 그만큼 질겼음이다. 그 무게에 짓눌려온 세월, 28년째다. 아픔과 분노 여전하지만 광주는 이제 한탄 대신 희망을 얘기키로 했다.

`오월의 희망으로 세상을 보라.’ 28주년 기념행사 슬로건에 담긴 뜻이다.

광주가 새 역할을 주문받고 있는 것이다. 장년 5·18, 그 의미를 재해석해본다. <편집자 주>



6일 오전 광주 지하철 남광주역. 한 대의 기차가 미끄러지듯이 궤도에 들어선다.

이 날 발차식을 갖고 3개월간 운행에 들어간 5·18테마열차다.

총 4량으로 구성된 테마열차는 하루 왕복 40여 차례 운행된다.

‘우리의 민주주의가 희망을 만듭니다’라는 주제 아래 전동차 내·외부가 다양한 그림과 디자인으로 장식됐다.

1량 외부에는 광주인권상 역대 수상자 및 활동, 2량에는 광주국제평화포럼 프로그램, 3량에는 청소년 문화제(레드페스타), 4량에는 5·18 민주항쟁 소개와 재단의 교육사업 내용이 디자인됐다.

지난해 테마열차 첫 운행 당시 `저항과 단죄’라는 항거적인 이미지로 80년 5월을 도배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과거의 어두운 분위기를 탈피, 희망차고 미래 지향적인 5·18을 담았다’는 것이 5·18기념재단(이사장 윤광장)과 광주도시철도공사(사장 오행원) 측의 설명이다.

`80년 광주’에 낯선 젊은 세대에게 당시의 역사와 진실에 좀 더 친밀하게 다가설 수 있도록 하기위한 분위기 전환이라는 덧붙임이다.

`대책 없는 긍정, 진실에 대한 무관심’이 우려스럽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5·18’정신이 광주와 당대에만 갇혀왔다는 한계를 부인하지 않는다면, 후대나 타 지역을 짓눌러온 무게감을 덜어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던 터. 테마열차의 `화려한’ 변신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변절이 아닌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은 광주의 시대적 사명인 셈이다.

`오월의 희망으로 세상을 보라’는 슬로건으로 28주년 행사를 준비중인 행사위원회가 제시한 광주의 `새 역할’은 이렇다.

“한미FTA, 광우병 파동, 비정규직 문제 등 우리가 관심 가져야 할 사안들이 늘고 있는 시점에서 민주화의 성지인 광주의 역할을 돌아보고, 포기나 무관심이 아닌 희망으로 세상을 보자.”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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