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로 가는 광주] <2> `화려한 휴가’ 세트장

▲ 오월 광주를 전국에 알린 영화 `화려한 휴가’의 촬영지인 북구 오룡동 세트장. 관리비용을 이유로 방치돼오다 5월 들어 방문객 증가와 함께 관리보수가 시작됐다.

지난해 `오월’의 전국화에 `혁혁한 공’을 세운 영화 `화려한 휴가'. 촬영지인 북구 오룡동 세트장도 새로운 오월 명소가 됐다. 하지만 관리비용 문제로 방치되면서 마치 광주가 오월을 어떻게 대접하는지 보여주는 현장 같아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 세트장이 오월을 맞아 부활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부분적이나마 보수가 시작됐고, 5월 행사기간엔 수천명의 시민들이 찾을 예정인 것.

7일 광주시와 영화제작사 싸이더스FNH에 따르면, 지난 3월 세트장 소유권을 넘겨받은 싸이더스측이 이달 초부터 본격 관리에 들어갔다.

싸이더스 관계자는 “5·18을 소재로 한 새 영화 촬영이 올해 안에 다시 이곳에서 이뤄질 예정”이라며 “하지만 현재 세트장 훼손이 심해 전체적 보수를 하려면 많은 시간과 돈이 필요해, 우선 오월을 치를 수 있는 현상유지 차원의 보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지난 5일 싸이더측 미술팀이 현장을 둘러봤고, 오는 9일에는 5월행사 자원봉사자 150여 명이 동원된 대규모 청소도 할 예정이다. 또 이날부터 우선 칠이 벗겨지거나 일부가 붕괴된 건물 등을 중심으로 보수 공사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1일부터는 관리인도 배치됐다.

현장 관리인에 따르면, 관리가 소홀한 동안 세트장에 설치돼 있던 전깃줄이나 새시 등 돈 될만한 것들 상당부분이 도난당한 상태다. 또 건물마다 절반 가량의 유리가 파손돼 흉물스런 모습이다.

항쟁의 마지막 날 새벽처럼 황량하게 방치돼 온 세트장이지만, 그래도 이곳을 찾는 발길은 꾸준히 이어져왔다. 특히 5월 들어 싸이더스측이 관리에 들어간 이래 일요일이던 지난 4일엔 200명, 5일엔 400명이 이곳을 찾아왔다. 6일에도 차량 15대가 이곳에 방문객들을 실어나른 것으로 집계됐다.

단체 방문도 줄을 이을 예정이다. 5·18 28주년 기념행사위원회가 올해 주요 행사로 준비중인 `오월역사기행단’이 이곳도 기행 코스로 포함시킨 것.

역사기행 준비팀 정성홍 팀장은 “7일 현재 전국에서 2535명이 체험단 참가를 신청한 상태”라며 “교사와 학생, 학부모단체, 다문화가정, 그리고 일본에서 오는 교사들이 9일부터 18일 사이에 이곳을 둘러보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손님을 맞기엔 좀 더 보완이 필요하다. 우선, 세트장까지 안내할 도로 이정표가 전혀 없다. 세트장 입구에 토지공사측이 세운 간판이 전부인데, 광주시는 아직 안내 이정표를 설치계획이 없다. 또한 오월의 따가운 햇볕에 목을 축일 수 있는 급수 시설은 물론이고, 현재로선 간이 화장실도 없는 상태다.

광주시는 오월을 앞두고 관련 부서 직원들 스스로 세트장 청소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세트장의 부활을 기대하는 오월 방문객들을 위해서라도 조금 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광재 기자 jajuy@gjdream.com



▶화려한 휴가 세트장 가는 길: 승용차 이용시 양산동에서 첨단대교를 건너 곧바로 우회전한 뒤 도로 끝에서 좌회전. 이어 2km가량 직진하면 왼편에 위치. 버스 이용자는 20, 51, 193번 `은혜학교’ 정류장에서 내리면 바로 뒤편에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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