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로 가는 광주] <5> 효광중 5·18걷기
17일 학생·학부모·교사 함께 5·18현장 순례

93~95년에 태어난 현재의 중학생들에게 ‘80년 광주’는 어떤 의미일까?

그 의미를 체험해 보는 걷기대회가 열린다. 광주 효광중학교(교장 김선호·서구 쌍촌동)가 준비 중인 5·18민중항쟁 28주년 기념행사다.

오는 17일 오후 학교를 출발, 상무지구 5·18기념공원·옛 국군통합병원을 거쳐 옛 전남도청까지 약 10km 정도가 이들이 순례에 나서게 될 길. 이 지점들은 80년 당시 5·18의 격전지였던 현장성과, 이후 그 역사를 되새기기 위해 조성된 기념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순례의 끝, 오후 늦게 도착하는 옛 도청 일대에서 학생들은 5·18 28주년 기념행사 전야제와 자연스럽게 만나게 될 예정이다.

뜻을 설명하고 참가 희망자를 모은 결과 학생 200여 명이 신청했다.

이 학교는 학부모들에게도 통지문을 발송해 참여희망서를 받았는데, 20~30여 명이 신청해 이날 걷기대회에 함께 나서게 됐다.

이 뿐 아니다. 완도 청산중학교 학생 50여 명도 동참할 예정이다. 자매결연을 맺고 양 학교가 함께 하는 첫 공식행사다.

청산중학교생들은 걷기대회 전날인 16일 광주에 온다. 이들은 효광중학교 학생들 집에 흩어져 홈스테이를 한 뒤, 다음날 함께 5·18 체험에 나서게 되는 것.

김선호 효광중 교장은 “‘5·18 역사체험을 해보고 싶은데, 잠자리를 마련해줄 수 있겠느냐?’는 청산중학교의 부탁을 받고, 흔쾌히 받아들였다”며 자매결연 계기를 설명했다.

“90년대 중반에 태어난 학생들의 5·18에 대한 역사인식은 거의 백지에 가깝다”는 것이 김 교장의 진단.

“5·18민중항쟁은 영국의 명예혁명이나 프랑스대혁명 등 세계의 민주화 운동사에 버금가는 빛나는 역사”라는 김 교장은 “젊은 세대에게 이런 의미를 가르치고 알리는 일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걷기대회 배경을 설명했다.

5·18의 참 의미를 모르는 것은 교사나 학부모도 마찬가지. 때문에 김 교장은 걷기대회에 나서기 전 학부모·교사·학생 등 삼 주체별로 나눠 5·18 사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학부모를 상대로 한 교육은 지난달 28일 최영태 (전남대 사학과) 교수의 강의로 진행됐다. 13일엔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를 효광중으로 초청, 교사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5·18 역사교육을 실시한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5·18교육은 스승의 날인 15일 실시된다. 이날엔 5·18기념재단 관계자가 강사로 나서 오월정신을 강의한다. 80년 광주를 정면으로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도 상영할 계획이다.

‘체험해보지 못한 사건, 전해들은 역사를 제대로 인식하기 위해’ 학생들이 나서는 순례의 길, 교사와 학부모들도 ‘아름다운 동행’채비를 차리고 있다.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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