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로 가는 광주] <7> 인도 바울 그룹 `호리볼’

▲ 인도의 전통음악인 벵갈 바울 노래를 부르는 음악팀 `호리볼’이 13일 오후 북구 일곡동에 있는 카페 `그날’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전라도닷컴 제공>

“비샤시 바부 게첸 마라, 숏도 바부르 코볼 나이~”

지난 13일 오후 북구 일곡동에 있는 ‘그날’ 카페에서는 이국적인 인도 노래가 울려 퍼졌다. 인도의 전통음악인 벵갈 바울 노래를 부르는 음악팀 ‘호리볼’이다. 5명의 멤버로 구성된 호리볼은 “믿음은 다 사라지고 진실함 또한 소식도 없다”는 바울 노래를 즉석에서 불렀다.

한국인 출신의 바울 박양희(Namoo, 나무) 씨는 “미국산 쇠고기 파동 등 정부의 믿을 수 없는 모습에서 진실함은 찾아볼 수 없고 정부는 자신들을 위해 국민들의 평화를 빼앗으려고 한다”며 “현재 한국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전하는 노런라고 설명했다.

‘바울’은 바람에 사로잡힌 자, 진리를 찾아 헤매는 자라는 뜻이다. ‘호리볼’은 ‘스승의 이름을 찬양하라’는 의미로 인도 전역에 걸쳐 가장 유명한 바울 그룹이다.

‘호리볼’은 지난 4월 아시아문화교류재단의 ‘아시아문화예술인 체류지원사업’으로 광주를 찾았다. 지금까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홍보관과 광주향교, 서울 인사동의 공연예술 등을 체험했다. 미황사와 화엄사를 방문해 템플스테이와 다도체험 등 문화도 나눴다.

이들은 노래와 춤으로 탁발하며 이 마을 저 마을을 떠돌아다닌다. 노래가 곧 일상이고 종교나 계급, 문화 등 어떤 것에도 구속되지 않는 자유로운 수행자들이다. 이 때문에 모든 게 열려 있다. 잘나고 못난 사람 탓하지 않고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채워가는 공동체 삶이다. 이같은 공동체 정신은 5월광주의 ‘공동체 정신’과 맞닿는다.

이들에게 광주의 의미는 남다르다. 한국이 일제식민지 치하에 있던 시절 인도는 영국의 식민지로 지배당한 아픔을 겪어 한국의 아픔에 대해 공감이 크다는 것. 지난해에도 광주를 방문해 망월동을 참배하고 도청 앞에서 공연을 펼쳤다.

올해는 오는 17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5·18 구묘역에서 불교환경연대와 함께 5·18 영령들을 위한 추모공연을 연다. 리더인 숏다논도 다스(가수, 엑따라·도따라·둑기 연주), 노보 쿠마르(피리 연주), 니따이 짠드로 다스(따블라·스리콜 연주), 우땀 다스(가수, 도따라 연주), 호리 다시(꼬로딸 연주)가 광주 오월의 아픔을 어루만질 노래를 들려줄 예정이다.

호리볼의 리더 숏다논도 다스 씨는 “80년 5·18 당시 세상을 떠난 분들은 그들이 원해서 죽은 것도 아니고 죽은 이유를 알지도 못한다”며 “사람은 죽지만 영혼은 죽지 않고 새롭게 태어난다는 것을 믿는다. 그들이 다시 태어날 것을 믿기 때문에 5월 영령에 대한 평화를 기원하고 추모한다”고 말했다.

박준배 기자 nofate@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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