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자전거시대]<1> 4년째 `자출’ 이남수씨

▲ 4년째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있는 이남수 씨, 그는 “관심을 갖고 자전거를 타는 이들을 위해 제대로 된 길을 만들어주면 자전거 타기는 자연스레 활성화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자전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친환경 녹색교통인 자전거는 `지구를 살리는 물건’이라는 찬사를 받아왔지만 실제 생활에서의 활용도는 명분만큼 높지 않았다. 이런 자전거가 고유가 시대를 맞이하면서 `경제적 대안’이란 가치까지 더해졌다.

문제는 광주라는 도시가 이런 기회를 뒷받침해줄 만한 기초시설이 빈약하다는 것과, 행정의 `자전거 활성화’ 의지가 부족하다는 점. 광주를 `자전거 탈 만한 도시’로 만들기 위한 각계의 제언과 제안을 시리즈로 담는다. <편집자주>



그는 한 해 4000㎞ 넘게 자전거로 달린다. 그야말로 `자전거 인생’이다. 하루 16㎞씩 4년째 자전거로 출퇴근(자출)을 하고 있는 이남수 씨다.

처음 출퇴근 수단은 그 역시 남 다를 바 없었다. “(운영하는)사업장까지 4㎞였는데 처음에는 차를 가지고 다녔어요. 그런데 시간이 참 많이 걸리더라구요. 그래서 처음에는 뛰어다녔어요. 24시간 문을 열었던 사업장이어서 하루 두 차례, 16㎞ 정도를 달렸죠. 뛰는 게 힘들어 걷게 됐고, 결국 아들 녀석 `킥보드’를 타고 출·퇴근을 했어요.”

그러던 중 큰 사고를 당했다. 공사중인 도로에 떨어져 있던 시멘트 덩어리를 발견하지 못해 일어난 사고였던 것. 그후 관심을 두게 된 것이 자전거였다.

“베란다 한 구석에 먼지 쌓인 채 방치된 자전거를 발견했어요. 아들 중학교 들어갈 때 사준 것인데, 겨우 1년 타다 그냥 보관 만 하던 자전거였죠. 참 빠르더라구요. `이렇게 좋은 걸 왜 진즉 몰랐을까’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 후로는 자전거 타는 `재미’에 푹 빠져버렸다. 다름 아닌 속도감 때문이다.

“다른 에너지원을 빌리지 않고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수단이 자전거에요. 사람은 속도를 즐기거든요. 나이 들면 조심해지긴 하지만, 은연중 속도를 즐기기 마련이에요.”

비단 그 뿐만은 아니다. 고유가 시대에 기름 값을 절약할 수 있고, 주차문제로 골머리를 앓을 필요도 없다. `자출’을 하면서 자연스레 운동이 되는 탓에 건강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그에게 주어진 일종의 덤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많다.

그에게 “광주는 자전거 탈 만한 도시냐”고 물었더니, 그는 주저 없이 “아니다”고 했다. 광주는 아직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보도에 자전거 도로라고 돼 있는데, 한 번 타보세요. 울퉁불퉁한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적치물들도 많고, 끊기기 일쑤고. 탈 수가 없어요. 결국 차도를 이용해야 하는데, 위험이 크니까 자전거 타기를 꺼리는거죠.”

이는 그가 `자전거·자동차 병행도로’를 제안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한 차선 절반 만 할애해 자전거가 달릴 수 있게 해주면 돼요. 예를 들어 버스전용차로 있잖아요. 파란 선이 그어져 있는데 그 차도에 자전거가 달릴 수 있도록 선 만 그어주면 돼요. 도로교통법상 자전거도 차에 속하거든요. 운전하는 사람들이 자전거 타는 사람을 위해 양보해 줄 수 있도록 병행도로를 만드는 거죠.”

안전하게 자전거를 둘 곳이 없는 것도 이들이 느끼는 애로사항 중 하나다. 빈번한 자전거 도난사고 탓에 느끼는 정신적 압박감은 자전거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광주는 `자출족’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 단적인 것이 자전거도로임을 알리는 노면표시다.

“얼마나 웃겨요. 자전거 도로 표시는 진행자 입장에서 표시가 돼야 하잖아요. 근데, 자전거 표시가 옆으로 돼 있어요. 자전거가 옆으로 가는 것도 아닌데요. 또 도시 외곽에 전용도로 만들면 뭐해요. 접근로가 없어 정작 자전거 타는 이들의 접근을 어렵게 하는데 무슨 전용도로에요. 그만큼 생각이 없다는 것이고, 배려가 없다는 뜻이죠.”

그래서 그는 힘주어 말한다.

“병행도로 만들고, 노면 표시하는 것 돈 안들어요. 전용도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은 것부터 바로잡고 알린다면,`타지 말라’해도 자전거 많이 탈 거에요. 길이 만들어지면 자연스레 자출이 생기는 것 아니겠어요.”

홍성장 기자 hong@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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