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치물·주정차차량 곳곳 암초”

▲ 북구 신안동 보도 위에 선만 그어놓은 자전거도로. 곳곳에 통행이 막혀 있다. 손홍식 시민기자

광주시가 현재까지 조성해놓은 자전거도로 총연장은 151개 노선, 293km이다. 시 전역에 신경망처럼 자전거도로가 뻗어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인데, 이게 수치에만 그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실제 자전거를 이용하는 이들은 ‘무용지물’이라고 가치를 두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달릴 수 없다”

자전거도로를 달려보면 금방 느낀다. “이 길로는 달릴 수 없다”는 것을.

장애물이 첩첩이다. 북구 전대 사거리에서 계림동까지 길을 달려봤다. 건축자재 등 인근 상가에 내놓은 물품들이 보도와 자전거도로를 가리지 않고 빼곡이 쌓여 있다.

자재들을 실어나를 트럭들이 정차돼 있으면서 자전거를 위한 공간은 남아 있지 않다.

도로와 횡단도로와 연결된 부분에선 보도턱에 막혀 설 수밖에 없다.

인근 북구청서 말바우시장 가는 길에도 자전거도로는 있다. 선만 그어 놓았다. 좁은 길에 보도와 자전거도로가 혼재되다 보니 보행자와 부딪히기 일쑤다.

자전거도로 개념을 알지 못하는 보행자들에겐 자전거가 보행 방해물일 뿐이다.

신안동 4거리에서 무등경기장 방향 자전거도로도 ‘무늬’뿐이긴 마찬가지다. 곳곳에 설치된 차량진입방지봉(볼라드)이 자전거도로 중간중간에 세워져 있기 때문. 인근 상가에서 물품들을 적치해 놓아 노선을 가로막는 것도 이 구간에 반복됐다.

대부분의 포장이 노후화되면서 노면이 울퉁불통해진 것도 자전거 활성화를 가로막는 대목.

“자전거도로는 엉덩이가 아파서 못타겠어요. 차도로 내려서면 끊기지 않죠. 편안하죠.” 자전거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차도로 나서는 이유다. 이는 뒤집으면 차도에 자전거도로를 설치해야 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전담기구 서둘러야

광주시도 차선을 줄이는 것 외에 해법이 없음을 인정한다. 시 도로과 관계자는 “광주에서 자전거의 수송분담률은 1~2%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기왕에 조성된 자전거도로가 제역할을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차선을 줄여 자전거에 할애하는 것이 해법인 것은 확실하다”면서도 “현실적·예산적인 어려움이 있어 중장기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당장 시에게 떨어진 과제는 자전거 정책 전담 기구를 설치하는 것. 현재 시는 도로과 직원 한 명이 기존 도로 업무 외에 자전거 관련 업무를 부수적으로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 진행중인 조직개편 작업에 자전거관련 전담 부서를 두는 것을 건의해놓고 있다”면서 “개편안에 반영된다면 자전거 활성화 사업의 탄력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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