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자전거시대]<7> 정책이 없다

▲ 새로 만들어진 수완 신도심 내에는 40여 km에 달하는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졌지만, 보도위에 색깔만 달리한 `쓸모없는’ 자전거 도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광주 시내 곳곳에 설치된 자전거 도로가 무용지물인 까닭은 무엇보다 광주시의 정책 부재 탓이 크다.

이로 말미암아 광주에는 자전거 타는 사람을 위한 자전거 도로가 아닌, 보여주고자 주먹구구식으로 설치한 `쓸모없는’ 자전거 도로 천지다.

7월 본격적인 입주를 앞둔 수완 신도심은 이런 광주시의 자전거 정책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도시계획에 의거 새로 만들어지는 신도심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자전거 도로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곳 역시 그저 흔하디 흔한 보여주기식 자전거 도로가 전부다.

22일 찾은 수완 신도심은 본격 입주를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도로 주변에는 가로수 식재가 거의 끝났고, 도로포장도 마무리 단계다. 이곳 도로 곳곳에 설치된 육교에는 장애인 등 교통 약자를 위한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는 등 신도심다운 최첨단 교통시설이다.

그러나 자전거 도로만은 예외다.

설치된 자전거도로는 자그마치 40여 ㎞에 달한다. 수완 신도심 곳곳으로 연결되는 적지 않은 규모다. 하지만 보도 위에 색깔만 달리한 `이름’ 뿐인 자전거 도로다. 보도 위에 새로 만들어진 자전거 도로는 빨간색 아스콘으로 말끔히 포장됐지만, 사람이 통행할 수 있는 공간과 구별이 돼 있지 않다. 게다가 사람이 통행할 수 있는 공간은 가로수 등 장애물 투성으로, 자전거와 사람이 뒤섞일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자전거를 타는 이들이 이용을 꺼리는 기존 자전거 도로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것이다.

자전거 도로를 만들면서 시민들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결과요, 시민들이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까닭이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 모임’ 회원인 조원종(32) 씨는 “자전거 타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한 번이라도 들어봤다면 그런 자전거도로는 나올 수 없다”면서 “자전거 타는 사람의 의견을 한 번이라도 수렴하려고 했는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그는 또 “자전거 도로가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일 뿐이다”면서 “자전거 안 타는 공무원의 상상 속에 있는 자전거도로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시민 최모(34) 씨는 “신도심이라면 여러 시민의 의견을 수렴해서 계획하고 시공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갚라며 “한 번 저렇게 해놓으면 다시 바꾸는 데에 혈세와 시간이 낭비되기 마련인데, 시공단계에서 좀 더 세심한 준비가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토지공사 수완사업단 도로시설 담당자는 “폭이 10m가 넘는 광로는 자전거도로와 보도를 가로수로 구분했지만, 도로폭이 좁은 곳은 어쩔 수 없이 보도에 함께 설치했다”면서 “계획된 도시이기에 기대감이 높고, 이상적인 기대를 할지 모르지만 실시계획단계에서 광주시와 광산구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된 결과물이다”고 말했다.

홍성장 기자 hong@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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