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벨리브, 1년 만에 대중교통 핵심으로

프랑스 사르코지 정부의 공기업 특별연금 개혁으로 촉발된 총파업이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파리에 있었다.

철도·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이 모두 멈춰 섰지만 도심은 그리 혼란스러워 보이지 않았다. 똘레랑스,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행동도 존중하는 프랑스 특유의 ‘관용’ 문화가 낳은 평온이라는 해석이었다.

“사르코지 정부가 대중교통 파업에 대비, 시스템을 완벽하게 구축해 놨어요.” 교민 유홍림 씨가 대체 대중교통으로 지목한 것은 자전거였다.

프랑스 파리시는 파업 5개월 여 전인 같은 해 7월 ‘벨리브’라는 자전거공동대여시스템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도심 곳곳 1500여 곳의 정거장에 2만 여 대의 자전거가 배치돼 매일 15만 명의 교통수단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이 현재의 평가다.

편리하다. 1500여 정거장 어디서나 빌릴 수 있고, 어디에나 반납할 수 있다. 이 걸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이 카드제다. 개인의 인적사항이 기재된 카드를 발급받고, 대여와 반납은 이 카드를 통해서 이뤄진다. 무인 정거장에서 판독기에 카드를 체크하면 자전거 자물쇠가 열린다.

이후 목표지점까지 이동한 뒤 비어 있는 정거장에 자전거를 정차하고 카드를 체크하면 반납이 완료된다.

빌린 시점부터 반납시까지 이용시간이 체크되고, 요금은 신용카드 결제하듯 월 단위로 이용자에게 부과된다. 30분 이내 반납시 1유로(한화 약 1400원). 이후 30분마다 1유로씩 요금이 추가된다.

“관리는 공사와 같은 별도의 기구가 있어 전담하고 있다”는 교민 유 씨의 설명이었다.

차량을 통해 정거장을 수시로 점검하고, 고장난 제품은 수리하는 일 등이 기본 업무. 차량을 이용, 반납이 많은 특정 정거장의 자전거들을 실어 비어 있는 정거장으로 옮겨 수량을 조절하는 역할도 그들의 몫이었다.

이런 시스템 속에서 자전거는 프랑스의 대중교통으로 자리잡았고, 파리시는 올해 300개의 정거장과 4500대의 벨리브를 확대·운영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