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화와 30년 배상목씨

목화와 함께 30년을 보냈다. 목포시험장 배상목(64) 전 연구원.

2002년 정년퇴직했지만, 2년 후 다시 불려나와 목포시험장에서 목화를 관리하는 일을 맡고 있다.

공무원 발령 후 최초로 맡은 업무가 목화 연구였다. 이후 평생 동안 시험장을 떠난 바 없는 ‘목화 박사’다.

2002년엔 곡성목화축제를 돕기도 했다. 목화 솜꽃을 피게 해달라는 주문을 받고, 이를 성공시킨 것.

“전라도와 경상도 등 남부지방 어디든 목화재배가 가능합니다.” 때문에 ‘어느 지역이 딱히 주산지라고 우길 처지는 아니다’는 것이 배씨의 판단.

목포시험장이 갖고 있는 목화 품종만 170여 종. “이중 재래종은 38종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외래종이고, 이 중 80%는 미국종이죠.”

목화 솜은 비슷하지만, 재래종과 외래종은 염색체부터 확연히 다르다고 했다. “두 종간에 교배가 안되는 이유지요.”

재래종은 섬유장이 짧고, 강하다. 연곡수도 많다. 스프링처럼 뭉쳐 있다는 얘기다. “이불솜에 제격이구요.”

반면 섬유장이 긴 외래종이 방직공장의 주원료이고, 이 종 최고품질은 단연 이집트면이라고 했다.

목포시험장에서 최후로 개발한 품종은 ‘목포 8호’. 90년대 중반이었고, 이후론 신품종이 나오지 않고 있다.

“한때 산업용으로 활용된 목화가 전성기를 지나고 현재는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한계’와 무관치 않으리라”는 것이 배씨의 추론이다.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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