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거품 빼니 손님이 찾더라
100억 매출 비법은 `고객 입맛’

▲ 최근 목포에서 오픈한 사랑방유통 가맹점. 향토 프랜차이즈인 사랑방유통은 국내산 생 삼겹살을 가격파괴 마케팅 전략으로 전국에 100여 개 체인점을 개설했다. <사진=사랑방유통 제공>

가장 대중적인 음식. 가장 치열한 외식 시장. 삼겹살이다. 경기침체와 소비불황으로 문을 닫는 음식점이 늘고 있지만 삼겹살을 취급하는 식당은 오히려 증가 추세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좋아하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전국 가맹점 100개. 이 중 광주에만 50여 개이고, 목포와 순천, 전주 일대에 거래처가 50여 곳에 달하는 프랜차이즈다. 매출은 웬만한 중소기업 부럽지 않다. 광주지역 삼겹살 시장을 평정한 (주)사랑방유통(대표 전재석·사진)이 올린 실적이다.

사랑방유통은 광주에서 시작, 전국에 100여 개를 오픈하며 탄탄한 기업으로 다져가고 있는 향토 브랜드다.

6일 오전 북구 오치동 (주)사랑방유통 본사. 삼겹살을 실은 냉동탑차가 쉴 새 없이 가맹점으로 향했다.

전재석 대표는 지난 1991년부터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었다. ‘어가즉석해물탕’ 프랜차이즈를 개발해 전국에 330여 개의 가맹점을 오픈했고, ‘찌개박사’ ‘요리박사’ ‘해물박사’ 등의 브랜드를 잇따라 내놨다. 성공한 것도 있지만 비싼 수업료를 지불한 것도 많다. 2001년 공장을 담양으로 옮기고 다른 창업아이템을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우연히 동창모임에 갔다가 30년간 육가공사업을 하는 친구를 만나 삼겹살을 생각하게 됐다.

대중적이어서 경쟁이 치열하지만 맛과 가격에서 경쟁 우위에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곧 바로 친구에게 조언을 받아 사업을 시작했다. 이렇게 국내산 생 삼겹살 전문프랜차이즈 ‘사랑방’이 탄생했다.

먼저 가격파괴 전략을 세웠다. 200g에 3800원으로 가격거품을 뺐다. 가게 앞에 ‘국내산, 그것도 생 삼겹살이 아니면 1000만원을 보상하겠다. 고기는 원가에 드시고 소주에서 남기겠다’는 문구를 걸었다.

이후 사랑방유통은 가맹점을 확보하면서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1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20%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4년 35호점(목포지사 및 47개 체인점), 2006년에는 70개 체인점이 개설했다.

“처음 반응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점포마다 문정성시를 이뤘죠. 생활정보신문인 사랑방신문에 광고를 냈는데 체인점 문의가 쇄도해 중지시킬 정도였으니까요.” 외식비를 줄이려는 소비문화도 전 대표에게 반가운 신호였다. 식당에서 1인분에 7000~9000원하는 생 삼겹살 값을 3800원으로 낮춤으로써 서민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기 때문.

그러나 올 초부터 사료 값이 오르면서 육류가격이 폭등했다. 어쩔 수 없이 가격(1000원)을 인상해 4800원(200g)에 판매하고 있다.

전 대표는 “올 여름은 벅찼다. 육류가격이 올랐지만 체인점에 안정적인 가격으로 공급하다 보니 본사에서 손실부분을 감당하기가 버거웠다”면서 “고객들이 많이 찾아줘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소비자를 기준으로 하고 소비자 입맛에 맞추라’는 전 대표의 사업 철학도 큰 역할을 했다. 수입육과 냉동육은 사용하지 않고 국내산 생 삼겹살만을 고집한다. 110~120㎏짜리 암퇘지만 사용한다. 나주 등 전국 5곳에서 가져오는데 도축과정을 거쳐 매일 가맹점에 공급한다.

사랑방유통은 또한 입지 선정부터 시장조사, 가맹점 내부 인테리어까지 본사에서 맡는다. 전 대표의 성공 배경에는 200g 정량 1인분 4800원대 공급, 체계화된 물류시스템, 꾸준한 브랜드 제품 개발 등이 밑바탕이 됐다.

거품을 제거한 삼겹살 메뉴. 서민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하고 기업은 기업대로 이윤을 내면서 고용창출 효과까지 보고 있는 향토 브랜드가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이석호 기자 observer@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