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고 정직한 물건 팔면 고객 온다”
15년전 8평짜리 가게서 현재 16개 점포·직원 130명으로

▲ 매장 앞에서 물건을 정리하고 있는 영암마트 김성진 대표. 김 대표는 값싸고 질 좋은 제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대형마트와의 경쟁에서 뒤지지 않는 비결이라고 말한다.

인구 대비 대형마트가 가장 많은 곳이 광주다. 현재 광주지역 대형마트는 포화 상태다. 재래시장과 중소 상인들이 설자리가 없을 정도로 지역 상권을 잠식한 상태다. 하지만 대형마트 간 경쟁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건재한 향토 유통업체가 있다.

광주 북구 용봉동에 자리 잡은 영암마트. 대기업 대형마트의 무차별적인 공세로부터 지역 유통경제를 꿋꿋이 지켜내고 있다.

10일 오후 영암마트를 방문했을 때 가게 안에는 손님들이 북적거렸다. ‘자원봉사 할인가맹젼 문구도 눈에 띈다. 영암마트는 북구 자원봉사 동행 가게 1호점이기도 하다. 2층엔 어린이 도서관인 ‘바람개비도서관’이 들어서 있다.

김성진 대표는 “자원봉사 할인가맹점은 자원봉사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어린이도서관도 시민단체 후원을 해오면서 새로 건물을 짓게 되면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지켜 최근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지난 93년 ‘영암농산물야채직매장’이란 8평 크기의 구멍가게로 시작해 15년만에 16개 점포와 직원 130여 명을 거느린 어엿한 사장님으로 변신한 김 대표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그 것은 다름아닌 치밀한 고객관리와 성실함이다. 김 대표는 한 번이라도 매장을 찾은 고객은 반드시 단골로 만들고 마는 집요함이 있었다. 또한 지금도 오토바이를 타고 직접 배달을 할 정도로 성실이 몸에 배어있다.

그는 우선 과일 하나라도 배달한다는 생각으로 고객 확보에 나섰다. 주택이든 아파트이든 고객이 주문하면 어디든지 전단지를 들고 뛰었다. 오전 7시쯤 문을 열어 새벽 1시에 문을 닫았다. 또 1시간 동안 전단지를 돌렸다. 고객이 찾아오게 한 것.

김 대표는 대형마트보다는 싸지만 질 좋은 상품에 대한 수요가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대형마트보다 싸게 팔면 손님이 몰려든다는 것이다. 이런 고객층을 대상으로 마케팅 전략을 펼쳐 성공했다.

품질도 절대 뒤지지 않는다. 물건은 공판장에서 직접 구입한다. 10여 년 동안 도매시장 중매인을 하면서 배우고 익힌 김 대표의 노하우다. 대형마트들이 100원에 구입해 140원에 팔면, 영암마트는 거래처 없이 직접 구입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110원에 팔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도매업을 겸해 1차 상품이 강점이다.

김 대표의 경영 방식은 독특하다. 그는 지금도 하루 18시간 이상 일한다. 분점도 그의 경영원칙에 따라야 한다. 분점을 내기 전 반드시 영암마트 본점에서 2~3년 동안 사장 교육을 받는다.

사장교육은 혹독하다. 매장 청소부터 시작해 배달, 판매, 바이어, 영업 관리 순으로 배운다. 하루 14시간씩 일을 해야 한다. 사장을 하겠다고 10명이 찾아오면 7명은 그만 둘 정도다. 이렇게 탄생한 영암마트는 모두 16곳. 김 대표는 새로 시작한 영암마트 분점 사장들에게 무이자로 5000만원을 빌려준다.

“어려운 시기를 나도 거쳤기 때문에 영암마트에서 2~3년간 배우고 나면 분명 희망이 보일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사장 교육은 없는 집 아이들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김 대표의 경영철학은 기본에 충실하고 힘에 맞게 무리하지 않는 것이다. 어려운 시기를 예측해 미리 대비하는 것도 원칙으로 삼고 있다.

그는 “소비자에게 싸고 좋은 물건을 많이 판매하고 마진을 덜 보는 것이 중소형 마트가의 경쟁력”이라고 했다.

김 대표의 목표는 영암마트 30호점을 내는 것이다. 그런데 걱정도 있다. 최대한 같은 상권을 피해 점포를 내지만 슈퍼마켓 등 영세 상인들이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남들이 하기 싫은 직업이 더 전망이 있다’ 김 대표의 철학이다. 항상 운동화 차림인 김 대표는 싸고 정직한 물건을 팔고 소비자들에게 신뢰만 쌓는 다면 대형마트와의 경쟁에서도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석호 기자 observer@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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