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자전거 타요]
4개 구·지하철서 무료자전거 600여 대 운영 중
바람 빠지고 지저분…“기관 연대로 시너지” 절실

▲ 동구청사에 비치돼 있는 공공자전거. 추운 날씨 탓에 이용객이 적어 안장에 먼지가 낀 채 자리만 지키고 있다.

공공자전거가 있다.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무료자전거다. 광주시 5개 구 중 남구를 제외한 4개 구가 이런 공공자전거를 운영 중이다. 지하철에도 있다. 사실 공공자전거가 제일 먼저 비치된 곳은 지하철 역이다.

규모는 얼마나 될까.

4개 구는 지난해 경쟁하듯 자전거를 구매했다. ‘자전거 시범도시’인 광산구가 단연 앞장이다. 총 140여 대를 비치했다.

동구청은 규모가 가장 크다. 총 200대다. 이어 북구청이 130여 대, 서구청은 50대를 운영하고 있다.

지하철은 2006년 9월 70여 대로 시작, 현재는 130여 대로 늘었다. 이렇듯 광주지역 공공자전거를 모두 합하면 600여 대가 넘는다.

잘 활용하면 자전거 활성화의 첨병이 되기에 충분하고 남는 규모다.

사실 공공자전거는 숫자도 숫자지만, 존재 자체로서 가지는 의미도 크다. 그동안 ‘자전거 활성화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화살을 맞아온 행정의 변화 징표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정책 수립과 예산 집행권을 갖고 있는 공공기관의 자세는 무엇보다 중요한 변수였다. 올해를 자전거 활성화의 전기로 기대해볼 수 있는 이유다.

이렇듯 자전거는 준비됐지만, 관리와 활용이 숙제로 남았다.

지난 8일 둘러본 동구청의 공공자전거 보관대. 정문옆 보관대에 30여 대의 자전거가 남아 있었다. 이 중 5~6대의 자전거는 바퀴에 바람이 빠져 이용할 수 없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자전거는 안장에 먼지가 끼어 있었다. 이용객들이 기피할 수밖에 없는 상태.

추운 날씨에 이용하는 시민들이 적어 방치된 결과였다. 동구청 자전거 담당은 “최근 전체적으로 다 점검, 고장을 수리했다”면서 “이용하지 않으면 금방 바람이 빠지고, 먼지가 앉는다”고 토로했다.

계절적인 한계가 있지만 “지자체들이 갖춰놓은 인프라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이런 데서 연유한다.

4개 구와 도시철도공사가 ‘따로따로’여서 공공자전거 600여 대의 성과를 극대화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

빛고을바이크사업단 김광훈 씨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보겠다”면서 “4개 구 별 자전거 타는날을 제안하려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첫째주는 동구, 둘째주는 서구 등으로 지정하는 것. 이렇게 되면 구별로는 한 차례지만, 광주 전체로는 한 달 내내 매주 자전거 타는 날이 이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공공기관의 연대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자는 것인데, 그 중심에 ‘광주시 역할론’이 있다.

“각 구청들은 자기 사업밖에 할 수 없잖아요. 전체적으로 붐을 일으키는 역할은 시가 해줘야죠.” 한 구청 공무원이 광주시에 거는 기대다.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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