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자전거 타요]
40년 자전거 대리점 김유귀 대표의 제언

1969년 군을 제대한 25살 청년은 자전거를 붙들었다. 이후 생업이 된 자전거는 40여 년 간 정년 없는 직장이었고, 가족을 먹여 살린 밥줄이었다.

그런 그이기에, 자동차가 넘치는 시대를 살아도 이런 고백이 가능하다. “자전거로 인해 행복했고, 앞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고…. 삼천리자전거 화신대리점(북구 북동) 대표 김유귀(65) 씨다.

광주지역 자전거의 전성기와 쇠퇴기를 현장에서 목격해 온 ‘산증인’이기도 하다. 그에 따르면 자전거는 70·80년 대가 호황기. 이후 쇠퇴기인데, 88년 올림픽 이후엔 오토바이, 그리고 90년대부턴 자동차에 밀려났다.

그런데 마냥 내리막일 것만 같던 자전거가 최근 부활 조짐이다. 김 씨는 높아진 환경 의식과 지자체의 관심이 더해진 데서 원인을 찾았다.

일단 분위기는 좋은 셈인데, “확실하게 띄우려면 몇 가지가 더해져야 한다”는 게 김 씨의 조언이다.

우선 주문은 ‘윗사람이 타야 한다’는 것. “선거를 의식했든 어쨌든 간에 단체장이 나섰을 때 이용자가 느는 것은 확실하다”는 주장이다.

전두환 씨가 권좌에 있던 시절의 일화다. 동생 전경환 씨가 새마을운동 일환으로 사이클 활성화에 나섰던 모양이다. “전경환이 광주에서 자전거 퍼레이드를 했어요. 당시 도지사를 포함, 고위 공무원들이 함께 탄다고 난리였지. 도청에서 광천 4거리까지 장사진을 이뤘으니까.”

그 때 느꼈다. “윗사람이 나서면 억지로라도 타게 만드는 힘이 있다”는 것을…. 그래서다. “만약 광주가 자전거 타는 도시를 꿈꾼다면, 먼저 앞장서야 할 이들은 시장과 구청장들”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수리점 확대도 미룰 수 없는 과제다.

“펑크가 나거나 체인에 이상이 생기면 주변에 고칠 데가 없다는 거예요. 고장난 자전거를 끌고 한 참을 헤매고 나면 ‘다신 안탄다’는 말이 절로 나오죠.”

현재 광주에 존재하는 수리점은 100여 곳 정도. 자치구당 20여 곳인 셈이어서, 긴급 상황을 보완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잦은 도난도 활성화의 적이다.

“70년 대에도 자전거 도둑이 그렇게 많았어. 자전거 받쳐놓고 잠깐 소변 보고 있는 사이에도 ‘미안하요’하고 갖고 날라버렸으니까.”

지금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타지 않을 때가 자전거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가장 취약한 시간이 돼 버린 것이다.

때문에 그는 “자전거 보험·등록제 등 도난에 대비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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