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자전거 타요]
첨단지구 출퇴근자 매일 옛 산동교 집결
안전한 통행로 확보 `자전거 특구’ 목표

▲ 매일 아침 8시30분. 옛 산동교에서 첨단지구행 자전거들이 출발한다. 갓길도 없는 영산강 제방 위를 달릴 때 차량으로부터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무리지어 출퇴근하는 행렬이다. 궁극적으로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매일 아침 `자전거 버스’가 출발한다. 오전 8시30분 첨단지구행이다. 광주 광산구에 직장을 둔 이들의 자전거 집단출근을 일컬음이다. 10여 명이 일렬로 진행하면 기차같기도 하고, 버스 같기도 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자전거 버스’. 자전거가 도로에서 대중교통으로 대접받아야 한다는 바람이 담긴 작명이기도 하다.

출발지는 광주 북구 동림동 옛 산동교. 광산구 보훈병원까지 영산강 제방길로 이어져 있어 첨단지구의 길목이라 할 만한 곳이다.

도심 각지에서 출발한 이들이 이 곳에 집결하고, 정해진 시간에 첨단지구를 향해 페달을 밟는다. 2개월 전부터 본격화된 행렬이다. 처음엔 한 두 명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10여 명으로 늘었다.

광주YMCA 빛고을바이크사업단이 `선봉’. 사무실이 소재한 첨단지구까지 자전거로 출근하는 단원들이 세력을 규합한 것이다.

하지만 사업단의 목적은 출퇴근에만 있지 않다. 그들은 지금 작업 중이다. 이름하여 `산동교 프로젝트’.

“광주에 `자전거 특구’ 하나 쯤은 있어야 한다”는 당위론에서 시작했다. 대전시가 대덕단지를 `자전거부품 특구’로 선포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데 비해 광주시는 느긋한 데 대한 민간차원의 질타이기도 하다.

“자전거 특구는 첨단지구가 적합하다”는 것이 사업단의 일치된 의견. 자전거도로가 잘 정비돼 있고, 평지지형인 첨단은 광주에서 자전거 타기 가장 좋은 지역이라는 데 이의가 없었던 것. 하지만 외부에서 첨단지구로 들어가는 자전거 통행로가 없다는 게 문제다. 이를 해결해보자고 나선 것이 `산동교 프로젝트’다.

옛 산동교에서 첨단 보훈병원까지 이어지는 영산강 제방길(1km)이 최적 노선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편도 1차선에, 갓길도 없어 자전거에겐 무척 위험한 도로다.

바이크사업단 이상주 씨는 “사업단의 `자전거 행렬’은 한 두 대로는 막아낼 수 없는 차량들의 위협을 집단으로 무력화시키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산동교 프로젝트는 궁극적으로는 제방길 차량 진입을 막고, 자전거 전용도로로 만드는 데까지 나아가려 한다”고 밝혔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당초 제방은 차량통행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보건대 입구 쪽으로 도로 확포장 공사를 하면서 우회로로 뚫었다가 도로로 굳어져 버린 것.

보건대 방향으로 첨단행 대로가 확보된 상황이고 보면, “영산강 제방을 자전거 전용으로 전환해도 큰 애로가 없다”는 게 사업단의 판단이다.

결국 `자전거 특구, 첨단’은 관할 광산구의 의지에 달려 있는 셈이다.

이를 앞당기기 위해 자전거는 매일 아침 8시30분, 옛 산동교를 출발한다. 첨단지역으로 자전거 출퇴근하고 싶은 이들은 시간 맞춰 옛 산동교에 모이면 된다.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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