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의제21 신진철 사무국장

99년부터 시작했으니 딱 10년이 됐다. 전주의제21 신진철 사무국장은 전주천과 그렇게 10년을 함께 했다.

“행정은 순환보직이라 오래 머물지 않잖아요. 전주천 담당하다 다른 업무로 옮기는 공무원이 그러더군요. ‘전주천에 주인이 없으니 10년만 일을 하라’고요.”

그 말이 씨가 된 듯하다.

그는 전주천에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노력했다. 2006년 강의 날을 맞아 연 ‘전주천 옛날 사진전’도 그런 의도에서 기획됐는데 반응이 좋았다. 지난해부턴 ‘전주천 갯버들 시집보내기’ 등도 펼치고 있다.

“장롱 속 전주천 추억 찾기를 해보니 100년의 역사와 함께 해온 흔적들이 하천에 있더군요. 하천의 무엇을 복원해야 할 것인가 고민하게 하는 계기였어요. 생태적인 측면도 중요하지만, 더 길게 봐야 한다는 것이죠. 도시의 지역성을 발굴하고 그것이 하천 복원으로 이어진다면 좋지 않겠어요.”

옛날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전주천·삼천 등 하천 주변에서 사람들이 모이고 논다. 아이들은 하천을 맘껏 달려보기도 하고(꼬마 마라톤), 문화예술인들은 ‘수리수리 전주’ ‘갯강축제’ 등을 벌인다.

물이 하나로 흐르듯 유역을 중심으로 공동체가 형성되고 있다. 전주 하천의 생태 복원 못지 않게 문화적인 것들을 중요시했던 시각이 존재했고, 그것을 바탕으로 더 큰 물결들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그는 거버넌스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다.

“전주천은 200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 모델인데 이것을 뛰어넘는 모델이 나오지 않는 것 같아요. 지금도 전주천을 찾는 걸 보면요. 사실 행정은 민선이다 보니까 맘이 급하고, NGO가 하는 일은 티가 나지 않죠. 그래도 꾸준히 갑니다. 이 두 단위가 ‘같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해요. 서로의 ‘달란트’를 인정해주고 자신의 문제로 생각하게 되면 변화를 만들 수 있어요.”

처음엔 시민단체에서 이후엔 행정과 시민·단체를 연결하는 의제에 있으면서 그가 터득한 것이다. ‘느리지만 함께 간다’는 것의 소중함이다.

현재 생태하천협의회의 총괄을 전주의제21에서 맡고 있는데 그는 이런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의제와 행정이 아닌 NGO와 행정이 공동사무국을 꾸리는 형태로 발전한다면, NGO의 전문성과 행정의 지원이 함께 하는 하천관리의 상징적인 모델이 되겠죠. 그날을 꿈꿔 봅니다.”

조선 기자 s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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