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불편·예산 부담 불구 “물길 살려보자”

▲ 전주 중앙시장. 하천을 덮고 있던 구조물을 뜯고 옛 물길을 살리려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첫 단추는 중요하다. 전주천 생태하천 조성 사례는 삼천· 만경강·아중천·건산천 복원과 덕진보 완전 철거 등으로 이어졌다. 전주천과 이어지는 물길들을 살리려는 노력이 10년 동안 이어져 온 것이고 전주시는 또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

시는 그간의 노력을 ‘천년전주 혈맥잇기’라 명명하고 보이지 않는 곳까지 손을 대기 시작했다. 바로 노송천 복원사업이다. 노송천은 전주시 완산구 교동 군경묘지에서 동부시장∼시청광장∼중앙시장∼한국은행까지 3.4㎞를 흘러 건산천에 합류하는 지류로, 40여 년 간 복개도로와 주차장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시는 2010년까지 중앙성당∼진북동 한국은행(700m) 구간을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겠다며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9일 중앙시장을 찾았다. 이미 사업이 진행중이어서 일부 구간의 콘크리트가 뜯기고 내부가 모습을 드러냈다. 주민들은 기대반 우려반이었다.

장모(53·완산구 태평동) 씨는 “앞으로 깨끗한 물이 흐른다니까 좋다”며 “물이 흐르면 마음도 편해지고 어렸을 때 도랑에서 놀던 기억이 날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72)은 “제대로 되면 좋지만 365일 깨끗한 물 흐르기가 어디 쉽겠냐”라고 우려했다.

노송천의 유지수는 아중저수지에서 공급받을 예정이다.

그간 도로로 사용돼 온 곳이 뜯기고 하천으로 조성되면 여러 가지 불편함이 따를 것이다. 그러나 민·관·전문가들이 협력하며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물길 복원뿐만 아니라 시장과 연계한 다양한 문화활동도 펼쳐질 예정이다.

사실 투입되는 예산이 적지 않다. 상판 구조물 철거, 유지용수 관로 설치, 복원구간 상류 오·우수 분리, 아중저수지 보강사업 등에 모두 269억 원이 들어간다. 그러나 청계천 외에 도심내 복개 하천을 걷어낸 일이 거의 없는 상황이어서 노송천 사례는 주목을 받고 있다.

하천 복원사에서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질 지 지켜볼 일이다.

조선 기자 s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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