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19.08.23 (금) 13:49

광주드림 핫이슈 타이틀
 기획/연재
기획/연재
혈맥 끊은 쇠말뚝보다 더 독한 철탑
[호남정맥대탐사] <3> 자고개~섬진강 발원지 데미샘
광주드림
: 2009-07-27 07:00:00
팔공산 정상. 구름이 철탑들을 가렸다.

 지난 18일 세번째 탐사는 장수읍 자고개에서 시작됐다. 궂은 날씨였지만 비는 내리지 않았다. 탐사 일정은 자고개를 출발해 합미성, 팔공산 철탑정상, 오계치를 거쳐 섬진강 발원지인 데미샘까지 12km 구간이다.

 탐사 30여 분 쯤, 백제시대에 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산성터인 합미성(合米城)을 만났다. 학자들은 이 산성이 군량과 전시 차량을 보관하는 곳으로 이용됐다고 보고 있다. 이 곳은 신라와 백제, 가야의 접경지로 군사적 요충지였을 터. 성곽의 규모는 동쪽의 길이가 19m, 북쪽 길이가 37m에 이르렀다고 하는데 지금은 500m 가량의 성터만 남아 있다.

 자고개를 출발한 지 3시간 여 만에 해발 1151m의 팔공산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과 주변을 차치하고 있는 것은 철탑이었다. 군부대와 방송통신사 철탑이 무려 6개나 들어서 있는 모습. 탐사에 동행한 풍수지리가 이연구 씨는 “모든 맥이 산 정상에서 내려가는데 철탑을 세워놓았으니 기가 뻗칠 리 없다.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이 산 혈맥을 찾아 쇠말뚝을 박은 것보다 더한 짓이다”고 말했다. 군장대 이계철 교수도 “산 정상을 좀 비켜서 세워도 충분한데 이해할 수 없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헬기장에 철탑을 세웠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안타까워했다. 팔공산은 곳곳이 상처 투성이다. 팔공산 중턱은 금광과 채석장 개발로 산의 일부가 잘려 나갔다. 지금은 채석이 중단된 상태지만 살이 패인 산은 바위덩어리가 그대로 노출돼 있다. 인근 장안산은 군립공원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지만 팔공산은 곳곳을 인간에 내어줘 신음하고 있다.

 

 대성고원에 기대 살고 있는 사람들

 호남정맥상 팔공산(1151m)의 남서쪽 고산지대에는 5개의 마을이 형성돼 있다. 소위 ‘대성고원’이라고 부르는 이 지역은 모두 해발 500m가 넘는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고 필덕마을은 해발 600m가 넘는다. 대성고원은 행정구역상 장수군 장수읍 대성리와 식천리에 속해 있고 대성리의 대성·대덕·필덕·구평 등 4개 마을과 식천리의 식천마을 등에는 모두 229세대 5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대성리는 원래 큰됫골이라하여 대승곡(大升谷)이라 칭했다 한다. 그곳이 팔공산(1151m)과 신무산(896m), 개동산(846m) 등에 둘러싸여 분지형 고원의 형태를 띠고 있어 큰 됫골이라고 표현한 것 같다. 대성고원으로 가기 위해서는 장수읍에서 13번 국도를 타고 해발 659m의 자고개를 넘어야 하며, 산서면에서는 해발 530m의 비행기재를 올라서야한다. 대성고원에는 인구가 많을 때는 2500여 명의 주민들이 살았고 600여 명의 학생이 있어 대성리에 대성초등학교와 식천리에 식천분교가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인구감소로 1998년 대성초등학교는 폐교되었다.

 대성리는 ‘농업을 WTO에서 제외하라’며 2003년 WTO와 자유무역협정을 반대하여 멕시코 칸쿤에서 자결한 고 이경해 열사가 살던 곳이기도 하다. 그는 이곳에서 낙농축산업을 하며 한국농업경영인중앙협의회의 창립을 주도하고 회장직을 맡기도 했다. 대성고원에는 아직도 장수한우 등 축산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고 이들은 방목 흑돼지를 특화해 어려운 농촌사정에도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탐사 일정상 대원들과 이날에는 대성리에 가지 못했지만 일주일 전에 사전 탐사를 통해 다녀왔다.

 큰 산은 강을 품고

 서구리재를 지나 오계치로 향했다. 오계치로 향하는 능선은 해발 1000m 높이. 사방이 온통 구름에 가렸다. ‘쌩’하고 부는 강한 바람에 나뭇잎에 맺혀 있던 물방울이 후두둑 떨어졌다. 순간 소낙비가 내린 것 같았다. 해발 1000m의 능선을 따라 걸으며 말라리와 천마, 꽃창포 등을 만났다. 능선을 따라 걸은 지 2시간 만에 오계치에 도착했다.

 두번째 탐사인 장수 밀목재~자고개에서 금강 발원지인 뜬봉샘을 만났다면 이번 탐사에는 섬진강 발원지가 있다. 데미샘이다. 와룡휴양림으로 향하는 중간 길에서 약 700m를 더 걸어 올라가야 된다. 섬진강 발원지를 볼 수 있다는 기대에 발걸음을 재촉했다. 숲 속의 완만한 골짜기 돌무더기 사이에 있는 작은 샘, 데미샘이다. 본래 데미는 더미(봉우리)의 전라도 사투리라 한다. 샘은 전날 내린 폭우로 계곡수가 넘쳐 흘러 내려왔지만 평상시에는 바위틈 사이로 샘물이 치솟는다. 데미의 전설이 담긴 곳은 인근 지선각산이라는 봉우리다. 천상데미는 하늘을 오르는 봉우리라는 의미로 주민들은 여전히 천상데미라는 말을 쓴다.  

글=호남정맥공동탐사단

사진=새전북신문 황성은 기자

<광주전남녹색연합·전북녹색연합·광주드림·새전북신문 2년 공동기획>


혈맥 끊은 쇠말뚝보다 더 독한 철탑
장수의 삶의 경계는 `산과 물’
μ | ̸ | ۴ޱ | Ϻ


네이버 뉴스스탠드
[딱꼬집기]일본 경제보복 맞서 분노하되, 강요는 안된다
 “당한 것만 해도 치가 떨리는데, 일본 사람들이 ‘정신대’란 사실 자체가 ...
 [편집국에서] 성비위? 도덕교사 배이상헌의...
 [청춘유감] 광주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를 떠나며...
 [아침엽서] 외로우니까 사람일까?...
모바일
하단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