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대탐사]호남정맥과 함께한 역사

 전라북도는 호남정맥과 금남정맥을 사이에 두고 동북부 산간지대와 서부 평야지대로 나뉜다. 백두대간과 호남정맥, 금남정맥의 사이에 위치한 무주·진안·장수, 소위 `무진장’ 지역은 해발 300~500m에 이르는 대표적인 고산지역이다.

 호남정맥과 백두대간의 남덕유산 자락으로 둘러싸인 장수군은 그 일대가 하나의 큰 고원 내륙분지다. 지형적인 특성은 기후에도 영향을 준다. 해발고도가 400m 이상으로 여름철에도 밤이면 이불을 덮고 자야할 정도로 서늘하고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크다. 해발 1000m 이상의 호남정맥 산봉우리가 이어지는 진안군의 백운면· 마령면 일대 역시 해발고도가 높아 고랭지 기후의 특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지형과 기후는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산업·경제활동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평야지대와 달리 주로 산간지대인 이 일대는 논농사 대신 밭농사를 주로 지어왔다. 최근에는 기후특성을 살린 소득작물 재배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장수군에서는 사과를 주력 재배하고 있다. 일교차가 큰 고랭지 기후는 과실의 향과 당도를 높여주며 좋은 빛깔을 만든다. 또 과실이 성숙해갈 무렵의 서늘한 기후는 과실을 단단하게 해줘 저장성을 키워준다. 품질 좋은 사과를 재배하기에 적당한 기후조건을 가진 장수군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장계·장수 분지를 비롯하여 해발 500m를 넘나드는 대성고원까지 사과 과수원의 행렬이 가득하다.

 사과의 단맛이 높아지는 시기인 9월과 10월의 기온을 보면 장수는 비슷한 위도상의 다른 지역보다 높은 일교차와 낮은 온도를 보여준다. 높은 일교차와 낮은 온도의 기후가 맛있는 장수사과를 만드는 요인이다.

 진안군도 고랭지 기후의 특성으로 재배되는 밭작물의 맛과 향이 뛰어나고 저장성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발 750m의 신광재(진안군 백운면 노촌리)에서 만난 고랭지 채소밭의 규모는 실로 놀라웠다. 수 만평의 채소밭은 산등성이에 올라서도 그 둘레를 눈에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다. 고랭지 채소는 좋은 품질과 뛰어난 저장성이 이점이고 다른 지역 생산물과 출하기를 달리할 수 있다는 점이 가격경쟁력을 높여준다.

 호남정맥은 사람들의 머리에서 잊혀져 왔지만, 호남정맥과 백두대간은 여전히 지역 주민들의 삶을 품고 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과 경제활동이 우리의 미래발전전략이다. 유달리 <호남정맥 공동탐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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