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대탐사] <5> 진안 마이산~강정골재

▲ 마이산에 얽힌 전설을 이야기하고 있는 탐사대원들.

 15일 호남정맥대탐사 다섯번째 여정은 진안 옥산동 마을에서 시작됐다. 마이산을 지나 전주~진안 26번 국도에서 산행을 마치고 호남의병창의동맹단 위령비 등을 방문하는 것이 이날의 일정이다.

 오전 8시30분 산행을 시작했다. 마을 어귀에는 새빨간 고추들이 널어져 있고 남부지방 저지대에서 자란다는 하늘타리가 새하얀 얼굴을 내밀고 있다. 여름의 신록은 무성하다. 높이 1m를 훌쩍 넘어 시야를 가린다. 고개를 숙여 길을 찾기도 하고 나뭇가지로 풀을 헤쳐 보며 나아간다.

 짧막한 휴식시간, 리기다 소나무에 대해 토론이 벌어졌다. 우리 소나무의 성장을 해치고 목재 질이 나빠 경제적 가치가 떨어진다는 의견에 한 탐사대원은 “리기다 소나무가 송진이 많이 나오고 옹이가 많아 쓰임새가 적어 경제적 가치를 따지면 높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러한 이유만으로 리기다 소나무를 벌목하려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정읍에서 진안 방향으로 가는 30번 국도를 넘어 또 다시 수풀 속으로 들어서자 탁 트인 시원한 광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마이산의 상징인 커다란 동봉과 서봉이 멀리서 보인다.

 마이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던 중 대원들이 멈춰섰다. 새파란 산초다. 톡 쏘는 매운 맛을 가진 초피(제피)나무와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상쾌하고 시원한 맛을 가진 것이 조금 다르다.

 헉헉 대는 숨소리가 이윽고 탄성으로 바뀐다. 마이산이다. 마이산의 두 바위를 진귀한 것을 다루듯 조심스레 만져본다. ‘신령스럽다’는 표현이 괜한 것이 아님을 실감한다. 운수사에 도착했다. 토요일을 맞아 마이산을 구경온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운수사에 ‘섬진강 발원지’라고 씌어있는 비석이 눈에 들어온다. 전북녹색연합 한승우 사무국장은 “과거에는 섬진강 발원지를 이곳 마이산이라 칭했지만 물길로 보았을 때 현재는 데미샘을 발원지라 부른다”고 설명했다.

 험한 바위산을 조심스레 올라간다. 1시간 가량 억센 수풀을 헤쳐 깎아지른듯한 절벽에 올라선다. 이날 산행은 평소보다 꽤나 일찍 끝났다. 오후 3시30분, 정글을 헤치듯 키만한 풀들을 지나 진안 부귀면 강정골재에 도착했다. 퇴로 없는 산길이지만 앞만 보며 가는 것은 아니다. 높아지는 8월의 하늘과 길고 억세진 풀들, 새파래지는 나뭇잎들을 통해 시간을 배우고 산을 배운다.

 글=새전북신문 최성우 기자

 사진=새전북신문 황성은 기자

[광주전남녹색연합·전북녹색연합·광주드림·새전북신문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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