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고 기능 상실한 보 철거 쉽지 않아
하천 취수, 지하수 이용 등 큰 물관리 해야
[광주도랑샛강]

▲ 농촌 지역을 흐르는 하천에는 물을 가두는 보가 곳곳에 설치돼 있다. 농사를 위한 선택이지만 보와 관련 전반적인 실태조사가 필요하다.

 도심을 흐르는 하천과 달리 광주 외곽 지역을 흐르는 지류하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시설물이 있는데, ‘보’다.

 풍암천, 석곡천이 발원해 흐르는 지역은 농촌이다. 농사를 짓는데 물만큼 귀한 것이 없으니 주민들에게 ‘흐르는 물’을 ‘보’로 가둬 이용하는 것은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보가 너무 많고, 기능을 상실한 보들도 상당 부분 방치되고 있다는 점이다.

 4대강 사업에서도 논란이 되는 것이 이 ‘보’인데 실제 물의 흐름을 막는 보는 하천 생태계에 좋지 않고, 홍수가 발생했을 때도 보 높이만큼 수위 상승을 일으켜 위험 요소로 바뀔 수 있다. 때문에 농삿물을 위해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적절한 보의 관리가 필요하다.

 현재 석곡천에 설치돼 있는 보만 22개에 이르고 있다.

 다행히 석곡천은 하천확장 개수공사로 보의 실태가 조사됐다. 석곡천 개수공사 실시설계용역에 따르면 4개의 보를 철거할 예정이다.

 담당자인 시 종합건설관리본부 이한민 씨는 “하천확장공사로 인한 농지 포함으로 인해 기능을 상실한 보나 주변 보를 통해 관로만 연결해주면 충분히 하천 이용이 가능한 곳들의 보는 철거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실 하천확장 공사 같은 규모 있는 공사가 진행되지 않고서는 농업용 취수보가 많이 있는 농촌 지역의 하천 시설물을 조사하고, 유역의 상황을 파악하는 일은 거의 없다. 또한 보 관리도 일부는 해당 구청에서 관리하고 일부는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등 이원화돼 있어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다.

 북구청 경제정책과 농업팀 관계자는 “보수가 필요한 보도 예산이 없어서 못하고 있다. 기능을 상실한 보는 사실상 철거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농촌 지역을 흐르는 하천의 이용과 함께 중요하게 봐야 할 부분이 지하수 이용이다. 석곡천 주변의 경우도 제4수원지가 생기고 나서 지하수를 많이 이용하고 있다. 석곡동에만 대형 관정이 16개나 파져 있다. 광주천도 마찬가지인데 하천 따로, 지하수 따로 관리되고 있는 실정으로, 유역의 물 관리 체계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환경재해연구소 양해근 소장도 이 부분을 우려했다. “하천의 물 이용 정도, 지하수 이용 정도 등을 면밀히 분석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 필요하다고 관정을 계속 파다보면 지하수가 고갈될 수도 있고, 이는 하천 수량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담당 부서가 일원화돼 있지 못한 것도 한계로 작용하고 있는데 하천, 지하수, 빗물 등 큰 틀에서 유역을 관리하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조선 기자 s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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