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19.08.23 (금) 13:49

광주드림 핫이슈 타이틀
 기획/연재
기획/연재
[광주도랑샛강] 식수원에 농업용수까지 사람도 곡식도 목 축여
<2> 석곡천
조선 sun@gjdream.com
: 2009-09-01 07:00:00
신촌마을 하천변에 있는 버드나무 노거수.

 석곡(石谷)천은 무등산 향로봉에 발원한다. 북구 화암동 화암마을 충민사에서 내려 바로 옆으로 난 길 따라 올라간다.

 도로 안쪽으로 조금 들어왔을 뿐인데 물소리가 들린다. 스르르 흘러내린 산줄기 아래로 물은 평온하게 흐른다. 발원지를 향해 더 산 속으로 들어 가니 푸른 들판이 펼쳐졌다. 논이다. 그 논들 바로 옆에 버드나무 군락이 보인다.

 수영·고마리·물봉선·억새 등 습생식물들이 발달해 있다. 향로봉 골짜기를 타고 내린 물길이 평평한 지형인 평두메 마을에서 습지를 형성한 것이다. 버드나무 군락, 논이 함께 어울려 아름다운 경관이 그대로 살아 있다.

 발원지와 가깝지만 지형적인 한계 등으로 인해 평두메 마을에서 자주 마주치는 것은 ‘둠벙’이다. 비가 와야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천수답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만든 게 둠벙. 그 작은 둠벙도 생물들의 서식처다. 무당개구리, 올챙이, 다슬기, 소금쟁이, 거머리가 보였다. 또다른 웅덩이에선 가재도 마주쳤다. 가재는 지표종으로, BOD(생화학적산소요구량) 농도 1급수에 해당하는 오염되지 않은 계류나 냇물에서만 산다.

 이곳에도 어김없이 등산객들이 찾아온다. 물이 있고, 다양한 경관을 마주칠 수 있는 이런 곳이 광주의 ‘올레’가 아닐까.

 

 ▲석곡천의 물이 모여 제4수원지를 이룬다.


 제4수원지의 물이 석곡천

 평두메 마을엔 한때 10가구 가까이 살았지만 지금은 2가구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농사의 대부분은 아래쪽 화암마을 사람들이 와서 짓는다고 한다. 평두메를 적시고 흐르는 물길은 깊은 골짜기를 흘러 충민사 쯤에 다다르면 낮게 흐른다. 곳곳에 ‘상수원 보호구역’이라는 표지가 선명하다.

 석곡천의 물은 광주 사람들의 식수원으로 사용된다. 충민사, 화암마을 거쳐 물이 모아진다. 청풍쉼터 옆에 제4수원지가 있다. 석곡수원지라고도 불린다. 지난 6월까지만 해도 저수지가 거의 바닥을 드러냈었는데 지금은 물이 거의 다 차올라 있다.

 4수원지는 62년 8월에 착공, 5년간의 공사 끝에 1967년 완공됐다. 수원지 아래 등촌마을과 신촌마을의 양쪽 산허리를 이어 둑을 쌓아 조성됐다. 저수량은 184만4000톤이고 정수장은 각화마을에 있다. 광주권에는 모두 4개의 수원지가 있었다. 이중 1수원지와 3수원지는 매각되고, 동구 지원동 용연마을의 2수원지와 이곳 4수원지가 남아 있다. 물의 이용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뀐다. 동복수원지의 건설로 현재 4수원지는 북구 문화·각화동 일대의 급수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수원지 바로 옆에는 청풍 쉼터가 있다. 무등산도 가깝고 물도 있고 쉼터도 있는 그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그러나 쉼터와 상수원보호구역이 바로 붙어 있다 보니 관리엔 어려움이 많다.

 “자동차 산 뒤 고사 지내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고사 음식물을 수원지에 몰래 버리기도 한다. 충민사 주변 계곡에서 놀고난 뒤 음식물과 쓰레기를 그대로 버리고 가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먹는 물이다. 상수원을 깨끗하게 보호하는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광주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평두메 마을에는 빗물 등을 이용해 농사를 짓기 위한 둠벙이 조성돼 있다.  <광주전남녹색연합 제공>


 수백년된 나무들, 아름다운 수변마을

 제4수원지 아래로는 농경지와 마을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청풍학생야영장 주변이 등촌마을, 석곡천 물줄기 가까운 쪽이 신촌마을이다. 수원지가 들어서면서 주민들의 물의 이용 방법은 달라졌다.

 “수원지가 없을 적에는 천이 흐르고 그 옆으로 길이 있었어. 그 물로 농사를 지었는데, 수원지가 생기면서 물을 쓰기가 힘들어졌지. 그때 정부 협조로 다 지하수를 팠어. 그 물로 농사를 짓는 거야.” 등촌마을 토박이인 이기조(84) 어르신의 설명이다.

 신촌·분토마을에서도 지하수를 많이 이용하지만 하천의 물도 이용한다. 지난 5~6월 4수원지의 저수율이 바닥 났을 때 신촌·분토마을 주민들의 속이 탄 것도 이 때문이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식수원 공급을 이유로 수원지 물을 흘려보내지 않았고, 주민들은 농사를 지어야 한다며 물을 보내달라고 했던 것. 물의 귀함을 깨달았던 때였고, 동복수원지 뿐만 아니라 광주 내의 수원지의 중요성을 알게 해 준 ‘사건’이었다.

 수변마을의 아름다운을 그대로 갖춘 곳이 신촌마을이다. 마을 입구 하천 주변에 아름드리 버드나무가 자리잡았다. 그러나 큰 물이 졌을 때는 문제다. 지대가 낮아 침수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2006년 말 ‘하천정비기본계획’이 수립됐고 내년에 하천확장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노거수들은 이식할 계획인데,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든다. 조금 더 아래로 내려오면 울울창창한 ‘숲’이 있다. 400년 이상 된 보호수(느티나무)가 있고, 주변 나무들도 큰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그곳에서 강바람 맞으며 식사를 하기도 하고 낮잠을 청한다.

 16.27km를 흐르는 물길은 신촌마을을 거쳐 분토마을, 죽곡마을을 지나 망월2교 앞에서 장등천과 만나고 운정천 물을 더한 후 증암천과 만난다.

글·사진=조선 기자 sun@gjdream.com


[광주도랑샛강] 식수원에 농업용수까지 사람도 곡식도 목 축여
농사 위한 하천 ‘보’ 어찌하랴
μ | ̸ | ۴ޱ | Ϻ


네이버 뉴스스탠드
[딱꼬집기]일본 경제보복 맞서 분노하되, 강요는 안된다
 “당한 것만 해도 치가 떨리는데, 일본 사람들이 ‘정신대’란 사실 자체가 ...
 [편집국에서] 성비위? 도덕교사 배이상헌의...
 [청춘유감] 광주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를 떠나며...
 [아침엽서] 외로우니까 사람일까?...
모바일
하단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