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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도랑샛강] 장어 잡고 물장구 치던 냇가로 다시 되돌릴 수 있을까
<3> 장등천
조선 sun@gjdream.com
: 2009-09-15 07:00:00
농촌 지역의 수변 마을엔 노거수들이 많다. 장등마을 주민 이영식 씨가 장등천의 옛 기억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높은 산에서만 물이 발원하는 건 아니다. 무등산의 북쪽, 낮은 산들이 이어진 북구 장등동·운정동 쪽에서도 물줄기가 발원한다. 장등천과 운정천이다.

 장등천(지방2급·2.55km)은 산골짜기에서 흘러나온 세 줄기에서 시작된다. 장등동엔 높진 않지만 100m 이상의 크고 작은 산들이 사방에 포진해 있다. 천의 발원이 세 줄기인 까닭이다. 장등(長燈)이란 지명도 예서 유래한다. ‘크고 작은 산들의 긴 등성이’라는 의미다.

 장등천의 탐사는 장등제에서 시작했다. 발원지의 세 물줄기가 모이는 곳이 장등저수지다. 저수지엔 소금쟁이·우렁·달팽이 등이 살고 있다. 개발되기 전엔 도시에서도 생물들이 하는 천을 쉽게 접할 수 있었을 터.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못하다.

 장등저수지 주변엔 ‘도시인’들이 왔다 간 흔적이 남아 있다. 쓰레기다. 물줄기 탐사 때마다 마주치는 안타까운 광경이다.

 저수지 아래 펼쳐지는 풍경들은 비슷하면서도 매번 새롭다. 물길·논둑 따라 뻐꾸기·쇠백로·왜가리·오리·황로·꿩·딱다구리·해오라기 등 많은 생명들을 만난다.

 


 ▲장등마을 앞 복개구간.

 물장구 치고 놀던 때가 그리워

 천 상류 쪽은 장등마을이다. 주변으로 산이 빙 둘러 있고 그 안에 마을이 안겨 평온한 모습이다. 기나긴 세월을 대변하듯 아름드리 버드나무가 하천 따라 여럿 서 있다. 다양한 생명을 품고 있는 물이 가깝게 있기에 만날 수 있는 경관이다.

 도시 외곽 하천이 그러하듯 장등천도 거의 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마을 입구 쪽은 상당히 넓게 콘크리트로 덮여 있다.

 이런 하천을 바라보는 주민들은 안타깝다. 주민 이영식(68) 씨는 하천이 “예전만큼 못하다”며 아쉬워한다.

 “하천이 햇볕을 받아야 하는데 너무 넓게 복개돼 버렸어. 천 주변으로 생활하수가 바로 흘러드니까 사람들 관심이 멀어졌어. (하천이) 옛날처럼 되면 좋겠어. 그때는 천에서 장어도 잡고 그랬는데….”

 하천을 식수로 이용할 때만 해도 관리가 철저했다. 그러나 마을에 상수도가 들어오고 오수가 천으로 유입되면서 사람들과 멀어졌다.

 

 하천의 딜레마 ‘도로’

 하천을 오염시키는 또다른 요인은 도로다. 하천 주변으로는 어김없이 도로들이 들어서게 돼 있다.

 문제는 물과 도로의 ‘공존’을 모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천을 복개하거나 폭을 줄이고 도로를 넓히는 일이 다반사다. 장등천도 마찬가지. 하류 쪽 용호마을에 도달하기 전 하천 주변 경관을 크게 훼손하고 있는 게 고속도로다. 도로 폭이 넓어지면서 어떤 이는 마을 안쪽으로 이사 갔고, 어떤 이의 집 앞엔 방음벽이 성벽 처럼 버티고 섰다.

 50년 가까이 장등천 곁에서 살아온 김학현(69) 씨는 이런 실태가 속상하다.

 “은사시나무, 은행나무 등 하천 주변 나무들은 다 우리가 심었어. 그땐 냇물도 얼마나 좋았다고. 채소랑 다 그 물에 씻어먹었는데. 운정동에 쓰레기매립장이 생기면서 상수도가 들어왔어. 그 뒤로 물관리를 안 하게 된 거야. 그러다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앞이 딱 막혀버렸어. 답답해. 하천이 ‘옛날식’으로 바뀌는 게 원이야.”

 김 씨의 소원이 이뤄질 날이 올까. 장등천은 말없이 흐르고 있다. 이 물은 용호마을 지나 고속도로와 함께 달려 운정2교를 지나면 석곡천과 합수한다.

글·사진=조선 기자 s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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