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친구들 박완희 사무국장

 그는 개발 전 원흥이 마을의 모습을 다 기억하고 있다. 한국토지공사가 몰래 공사를 강행하려고 했을 땐 몸으로 그 현장을 막았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원흥이 방죽 그리고 두꺼비와 함께 하고 있는 이, (사)두꺼비친구들 박완희 사무국장이다.

 “미루나무도 많고 오솔길도 예뻤던 마을이었죠. 원흥이 방죽은 원래 논이었는데 미국으로부터 밀가루 원조를 받을 당시 저수지로 만들었대요. 그래서 주민들은 ‘밀가루 방죽’이라고 불렀죠.”

 지키긴 했지만 사실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검찰청과 법원 건물을 방죽 아래로 내리려 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택지개발을 하면서 주변 토지들이 높아져 방죽에 옹벽이 둘러쳐진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지금 두꺼비 산란지인 원흥이 방죽은 택지개발 한가운데 ‘섬’처럼 남아 있다. 그래도 그 곳이 갖는 의미는 작지 않다.

 “두꺼비 서식지 보전 운동을 했을 때 마을 주민들이 반대하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지금은 그나마 마을의 모습을 간직한 곳이 그 곳밖에 없어 많은 분들이 고마워합니다. 원흥이 방죽은 개발을 하면서도 생물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곳입니다.”

 때문에 다른 지자체에서도 이 곳의 사례를 참고하고자 견학을 많이 온다. 그렇지만 그는 두꺼비 생태공원의 의미를 진정성 있게 봐줄 것을 부탁했다.

 “개발을 하면서 ‘한쪽 귀퉁이만 보전하면 되겠지’ ‘원흥이 만큼만 보전하면 되겠네’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은 개발과 보전이 상생하는 과정을 실험하고 있는 것이지, 성공한 사례는 아니에요. 주민들이 주체가 돼 환경을 보전하고 생태마을을 만들려고 하는 것도 그런 의미입니다.”

 청주에서는 원흥이 방죽의 사례가 다른 택지 개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율량지구를 개발하면서 맹꽁이 서식지를 생태공원으로 보전할 계획이다.

 그렇다면 다른 지역에서는 어떤 것들을 참고할 수 있을까.

 그는 개발하면서 보전하는 것보다 원형 보존에 의미를 뒀다.

 “산남3지구도 아파트는 그런 대로 분양이 됐지만 상가들은 많이 비어 있어요. 개발주체가 엄청난 이득을 남기면서 토지를 매매했기 때문에 상가 임대료가 비쌉니다. 두꺼비 생태공원을 만드는 데 100억 원 가까이 들었어요. 그대로 보존했다면 어떠했을까요? 광주에도 분명 생물들이 살기 좋은 환경이 있을 겁니다. 그런 곳들을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지켜 나가는 게 필요합니다.”

조선 기자 s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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