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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삶터를찾아] <5> 청주 두꺼비 생태공원
원흥이 방죽에는 두꺼비가 살고 있다
조선 sun@gjdream.com
: 2009-09-29 07:00:00
원흥이 방죽과 오래된 느티나무.

 택지개발을 하면서 낮은 산, 구릉, 저수지 등은 밀리고 매립되고 만다. 그리고 과거와 자연을 모두 지워버린 그 공간엔 쭉쭉 뻗은 아스팔트 도로와 네모난 건물들이 들어선다. 여느 도시든 택지개발은 다 그런 식으로 이뤄진다. 광주 또한 마찬가지다. 그렇게 세워진 공간엔 또다시 인위적으로 나무가 심어지고 호수공원 같은 것들이 만들어진다. 너무나 인공적인, 그래서 비슷한 모습을 한 도시는 표정이 없다. 천편일률적인 회색 도시의 탄생, 이제는 다른 방식들이 필요하다.

 그런 곳이 있다. 주민들의 힘으로 자연을 지켜내고 자연과의 공존을 계속적으로 실험하며 살아가는 곳이다.

 청주시 흥덕구 산남3지구. 밀어버리고 새 것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이 갖고 있는 과거와 현재를 기억하며 자연과 어울려 살아가려는 삶이 그 곳에 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꿈꾼다

 그곳은 원래 ‘두꺼비’가 살고 있는 곳이었다. 그렇지만 도시 사람들은 그것을 알지 못했고, 산남3지구라는 택지개발을 앞둔 2003년 3월에야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원흥이 방죽’에서 수백 마리의 두꺼비들이 짝짓기하는 모습이 한 지역 환경단체에 의해 확인됐고 그해 5월 ‘구룡산’으로 올라가는 수 만 마리의 어린 두꺼비들 모습이 언론에 보도된 것.

 이때 ‘두꺼비 집단서식지’를 보전하자는 자발적인 운동이 일어났다. 하루 2000~3000명의 시민들이 원흥이 방죽을 지키자며 서명을 했고 연대한 시민단체의 삼보일배, 점거농성, 단식농성, 청주시민 60만 배 등 다양한 활동이 긴박하게 펼쳐졌다. 그렇지만 개발주체는 꿈쩍하지 않았다.

 “두꺼비 만으론 안되겠다 싶어서 보호종을 찾기 시작했어요. 주민들에게 얘기를 들으니 맹꽁이가 많다는 거예요. 2004년 가을에 택지개발지구의 맹꽁이 정밀재조사 요구로 압박해 그해 11월 두꺼비 핵심서식지 보전의 합의를 이끌어내게 된 겁니다.” (사)두꺼비친구들(toad.or.kr) 박완희 사무국장의 설명이다. 2년 가까운 두꺼지 서식지 살리기 운동, 수많은 사람들의 애씀으로 지금의 두꺼비 생태공원이 있게 됐다.

 

 원흥이 방죽 자연정화공법 도입

 ‘두꺼비로’에 들어선다. ‘어디가 방죽이지?’ 높은 건물들 속에서 한참 찾았다. 이내 큰 느티나무와 물이 담긴 곳이 보인다. ‘원흥이 방죽’이다. 원흥이 방죽은 거의 대부분 원형이 보전됐다. 그러나 두꺼비 서식지라는 특성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방죽에는 자연정화공법이 도입됐다. 주변 지역 개발로 지표수 유입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수량과 수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다. 방죽 안에 순환펌프실을 설치하고 방죽 주변으로 자갈·굶은 모래 1m 정도를 조성했다. 펌프를 통해 방죽 물이 순환하고 자갈, 굵은 모래를 거치면서 질소·인 등이 제거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노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협약 내용에 따라 원흥이 방죽 옆으로 또 하나의 방죽이 조성됐다.

 두꺼비는 물과 땅을 오가며 사는 물뭍동물(양서류). 원흥이 방죽과 또 하나의 방죽을 이어주고 두꺼비들이 살아가는 구룡산과 방죽을 이어주는 것이 바로 물. 생태공원에 물순환 기법이 도입된 이유다. 방죽을 둘러싸고 있는 구룡산 가까이에 3개의 대체습지가 조성됐고, 대체습지와 두 개의 방죽도 물길로 이어졌다. 물길이 없다면 구룡산에서 두꺼비들이 방죽으로 내려오기 힘들고 새끼 두꺼비들도 구룡산으로 올라갈 수 없기 때문에 무엇보다 물순환 시스템이 중요하다. 또한 두 방죽에 충분한 물을 공급해주기 위해 주변 검찰청, 법원에 빗물저류시설(540톤)이 도입됐고 보도 옆 화단에도 빗물침투시설이 도입됐다.

 3만6000여 ㎡의 두꺼비생태공원은 원흥이 방죽이 보전됐고 습지, 생태통로, 문화관 등이 조성돼 있다.

 

 생태마을 향한 걸음들

 생태공원이 조성됐다고 모든 것이 끝난게 아니다. 안정적인 두꺼비 서식지로 보전되기 위해선 끊임없는 모니터링과 그에 따른 대책을 마련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산남3지구에선 주민들이 주체가 돼 그 힘이 움트고 있다. 두꺼비 생태공원 주변으로 5000여 세대가 살고 있는데 ‘산남두꺼비생태마을 아파트협의회’가 2년째 운영되고 있다.

 단지 대표들이 정기모임을 갖고 생태마을을 만들기 위한 다각도의 논의와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 마을 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해 ‘두꺼비마을신문’도 발행하고 있고 산남천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또 물이 여전히 부족한 원흥이 방죽의 물 공급의 대안으로 방죽 주변 아파트의 중수도 도입도 고민하고 있다. 물론 두꺼비산란이동·봄잠이동 등의 모니터링도 지역 주민의 참여 속에 진행되고 있다.

 생물과 사람이 함께 서식하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연못, 옥상녹화, 벽면녹화 등의 비오톱 조성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런 노력 탓인지 원흥이 방죽의 생태도 복원되고 있다. 두꺼비 공원 내부에서 서식하는 두꺼비 성체의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고 원흥이 방죽 주변에서 두꺼비 동면이 확인되고 있다. 두꺼비 뿐만 아니라 소쩍새, 황조롱이, 원앙 등 23종의 조류가 발견됐고 원흥이 방죽 갈대숲이 복원되면서 고라니, 너구리, 족제비 등의 흔적도 발견됐다. 또한 참개구리, 청개구리, 북방산개구리, 도롱뇽 등 양서 파충류의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 정도로 성과를 거둔 건 원흥이 방죽에 대한 인간의 간섭을 최대한 배제했기 때문이다. 원흥이 방죽은 생물 서식지로 다가갈 수 없게 탐방로가 조성돼 있고 구룡산으로 이어지는 물길도 식생들이 그대로 살아 있다.

 박완희 사무국장은 “생태공원이 조성된 지 이제 2~3년, 안정적인 서식지로 가기 위해선 아직 부족한 면이 많다”며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실험을 관심 갖고 지켜봐달라”고 했다.

글·사진=조선 기자 sun@gjdream.com


[녹색삶터를찾아] <5> 청주 두꺼비 생태공원
“구룡산 사기·논농사 짓기”
“자연 그대로 보존이 가장 경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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