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는 땅을 살아 있는 생명으로 대하는 전통적 지리과학이자 자연을 유용하게 활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일종의 자연과학이다.

 살아 있는 자연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연구하여 인간이 몸과 마음으로 천지에서 생성되는 생기(生氣)를 받아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지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생활을 하려는 것이 풍수지리의 주요 목적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기주의에 바탕하여 부귀영화를 누리고자 하는 목적으로 많이 변질됐다.

 이러한 자연의 기운, 하늘의 기운은 주요하게 산줄기를 따라 흐른다. 우리나라는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산줄기인 백두대간을 중심축으로 정맥과 기맥을 통해 온 국토로 하늘과 자연의 기운이 흐르게 되니, 산하가 하나의 살아있는 유기체다.

 우리나라의 중심 산줄기를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로 정의한 것도 풍수의 대가인 도선선사로 알려져 있다.

 호남정맥은 백두대간의 영취산에서 분기하여 장안산·팔공산·마이산으로 이어지다 주화산에서 금남정맥과 분기하고 만덕산·내장산·강천산·무등산·조계산·백운산으로 이어진다. 호남정맥의 산줄기(經)와 주산(穴)을 따라 자연과 하늘의 기운이 흐르고 발산된다.

 호남정맥의 마이산은 호남·금남정맥의 천기를 공급받는 곳으로 금강과 섬진강으로 물길이 나뉘는 곳이다. 암마이산에서 떨어지는 물은 섬진강으로, 숫마이산에서 떨어지는 물은 금강으로 흘러간다. 암마이산은 관음보살상을 하였는데 이는 천기를 공급받아 호남정맥에 정신(철학)의 세계를 넣어주고 있다. 따라서 호남지역은 정신세계 즉, 종교와 철학·예술 등이 발달하는 형국이다. 숫마이산은 봉황의 부리모양을 하였는데 이는 천기를 공급받아 금남정맥에 물질의 세계를 만들어 놓은 듯하다. 따라서 금남정맥의 대전과 충청지역의 경우 물질과 과학문명이 발달할 형국이다.

 또한 호남의 주산이 모악산과 무등산인데, 모악산의 경우 호남정맥의 묵방산에서 북쪽으로 역행하여 형성되어 전주와 호남평야 지역을 관장한다. 역행하는 산은 하늘의 기운이 두 배로 강하다. 때문에 더욱더 전주 지역이 정신문명과 예술 등이 발달할 수 있는 형국이다. 다만, 전주터는 역룡(역행), 역수되는 형국이라 좋긴 하나 전주천이나 삼천의 물이 부족하여 재물이 부족하다.

 전라남도의 무등산의 경우 순행하는 형국이나 산세가 커서 광주 지역과 주변 일대가 무등산의 기운으로 발전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광주 지역의 경우 영산강이 흐르고 있어 비교적 재물도 많은 형국이다.

 풍수지리는 주로 음택(묘)과 양택(주택), 도읍의 터를 정하는데 활용한다. 따라서 풍수지리를 중요시했던 우리 조상들은 지명과 마을의 이름도 대부분 풍수사상과 연관해서 지었다. 풍수지리는 기본적으로 하늘과 자연의 기운으로 이뤄진 살아 있는 땅에 인간이 어떻게 잘 조화롭게 살 것인가 하는 문제에서 출발했다. 땅은 좋고 나쁜 것이 없고 스스로 그러한 모양으로 존재하고 있으니, 여기에 인간이 어떻게 조화롭게 살 것 인가가 문제다. 이안구<풍수지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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