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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 도로, 교량 공사로 훼손되는 산줄기들
[호남정맥대탐사]<10> 영암부락재~오봉산~가는정이
이용규
: 2009-12-07 07:00:00
옥정호 위로 다리가 건설 되고 있다.

 6개월째로 접어든 호남정맥 대탐사는 이젠 추운 겨울을 걱정해야 할 때가 됐다. 갑작스레 기온이 떨어진 지난달 14일 일정이 바로 준비되지 않은 추위와의 싸움이었다.

 이른 아침 동이 트기도 전 대원들은 10번째 탐사 일정을 위해 무거운 몸을 버스에 실었다. 버스는 모악산 자락을 지나 구이에서 임실 신덕으로 넘어가는 고갯길로 접어들었다. 구이~임실 신덕·운암으로 이어지는 길로 지금은 거의 교통량이 없는 한적한 도로였다.

 버스가 구불구불 고갯길로 한참을 오르자 작은 표지판이 눈에 들어 왔다. 경각산~오봉산 중간의 영암부락재 구간이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기다린 것은 매서운 바람과 함께 차가운 날씨였다. 겨울이 코앞에 닥친 것이다. 이날 탐사는 영암부락재~오봉산~가는정이 구간의 10㎞ 안팎이다.

 오전 8시가 지나서 대원들은 간단한 준비운동으로 굳은 몸을 풀고 길을 잡았다. 산길로 접어들자마자 만만치 않게 가파른 능선이 버티고 있었다. 군데군데 묶어 놓은 밧줄을 의지하지 않으면 오르기 힘들 정도다. 정상에 오르자 박주지산이라는 푯말이 서 있다. 이날은 구름낀 초겨울 날씨라서 전망은 좋지 않았다.

 

 벌목으로 황량한 오봉산 능선

 박주지산을 뒤로하고 오봉산을 향했다. 산행 중에 또 다른 호남정맥 종주팀을 만났다. 전남 순천의 한 기업 직원들이었다. 이들은 올해 이른 봄 장수 영취산을 출발해 여기까지 왔단다. 이날은 오봉산 구간을 위해 새벽 택시로 순천에서 먼 길을 왔다. 두 팀원들은 짧은 대화를 나누면서 낭떠러지를 벗어났다. 평지에 접어들자 이불처럼 두껍게 쌓인 낙엽이 푹신해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잠시 쉬어 뒤를 돌아보니 박주지산의 듬직한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오봉산으로 향하는 작은 능선들은 황량하기 그지없다. 벌목지대인 것이다. 나무를 베고 다시 심지 않아서인지 잡풀만 무성한 채 벌거숭이가 된 모습이다. 한참을 벌목지대를 따라 능선을 올라 도착한 곳은 오봉산의 두번째 봉우리였다. 나즈막한 5개의 봉우리로 돼 있는 오봉산은 전주에 가까이 위치해 있어 전주시민들이 즐겨 찾는 등산 코스인데 호남정맥의 줄기라는 생각에 더욱 애틋한 마음이 든다. 2봉을 지나 3봉으로 향하는 길은 소나무 숲이다. 게다가 완만한 능선길은 한가로웠다.

 전북녹색연합 한승우 사무국장은 “오봉산은 현재 도심에서 가까워 등산코스로 인기를 모으고 있지만 역사적으로는 빨치산이 이용한 곳이었다. 회문산에 주둔했던 빨치산들이 오봉산을 이용해 마이산으로 가는 후퇴로로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오전 10시45분, 평탄한 능선을 내려가자 소모마을(2.0㎞)로 갈라지는 이정표가 대원들을 반긴다. 3봉을 지나 5분 정도 이동하자 네번째 봉우리가 나타났다. 다시 걸음을 재촉했다. 옥정호가 한눈에 보인다. 멀리 옥정호 최고의 조망처인 국사봉도 눈 앞이다. 국사봉은 또한 옥정호 사진촬영 명소로도 유명하다.

 

 더욱더 훼손되는 산줄기

 오전 11시 정각, 마침내 오봉산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는 등산의 명소답게 많은 등산객들이 산행을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산 정상은 과일껍질 등 쓰레기가 바위 틈 사이에 버려져 있고 워낙 많은 사람들이 찾다보니 벌거벗은 맨 땅이었다.

 지난 여름 오랜 가뭄으로 바닥을 보였던 옥정호의 강바닥은 물이 차오른 모습이다. 대원들은 잠시 옥정호를 바라보면서 휴식을 취했다. 가는정이를 향해 오봉산 능선을 따라 길을 접어들었다. 오봉산에서 내려다 보이는 오른쪽 산들은 마치 고슴도치가 갈기를 세운 듯한 산줄기가 인상적이다.

 산 능선을 따라 한참을 내려오자 옥정호 순환도로가 나타났다. 호남정맥 줄기는 순환도로 길 건너편으로 이어졌다. 순환도로는 운암면 마암리~운암면 쌍암리를 잇는 도로로 1999년 12월10일부터 2002년 5월17일까지 공사가 진행됐다. 문제는 우회도로가 생기면서 호남정맥 줄기가 여기저기 단절된 것이다. 비록 옥정호 순환도로가 최근 드라이브코스로 이름나 있지만 호남정맥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아프다. 지형과 생태계를 고려해 터널을 뚫어 산줄기를 단절시키지 않았더라면 좋았을텐데 아쉬움이 많다.

 벌목과 묘지들도 문제다. 옥정호가 바라다 보이는 양지바른 곳에는 산림을 훼손하면서까지 가족 묘역을 해놓은 것이 많았다.

 다시 길을 건너 산줄기를 탔다. 20여 분을 걷자 옥정호로 대형 다리공사가 한창이다. 새로 뚫는 27번 도로의 교량공사다. 이 공사로 인해 기존의 옥정호를 연결하는 운암대교 주변과 더불어 호남정맥 줄기는 더욱 훼손되고 있다.

 전북녹색연합 한승우 사무국장은 “옥정호와 운암대교가 있기 전에는 가는정이 구간의 호남정맥 골짜기는 매우 깊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왜냐하면 이 구간은 정읍이나 유역변경식으로 운영되는 칠보발전소 지역과 비교해 고도가 100여 미터 이상 차이가 나는 지형이다”면서 “댐이 생기고 길이 뚫리면서 호남정맥이 단절되고, 최근에는 도로확장을 위해 추가로 다리를 건설하면서 훼손정도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추운 날씨로 휴식시간을 줄인 덕분에 이날 탐사 일정은 예정보다 일찍 마무리 됐다. 다음 구간은 가는정이~구절재이다.

글=새전북신문 이용규 기자

사진=새전북신문 황성은 기자

[광주전남녹색연합·전북녹색연합·광주드림·새전북신문 공동기획]


댐, 도로, 교량 공사로 훼손되는 산줄기들
해산(海山) 전기홍 의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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